[여행만리]100년 불빛

한국관광공사 선정 9월 가볼만한곳-100년 이상된 등대여행 7선

군산 어청도 등대. 1912년 3월1일부터 불을 밝힌 근대문화유산이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불 밝힌 지 100년 이상 된 등대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다가온 가을, 우리나라 관광자원의 숨은 보배로 평가받는 등대를 찾아가는 여정은 자연경관과 문화, 여유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웰빙여행지다. 한국관광공사는 '불 밝힌 지 100년 이상 된 등대여행'이라는 주제로 9월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인천 팔미도등대=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다. 1903년 4월 만들어졌으며 같은 해 6월1일 첫 불을 켰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약 45분 걸린다.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 10여분. 섬 정상에는 등대 두 개가 있는데 왼편에 보이는 작은 것이 '원조' 팔미도등대다. 옛 등대 뒤로 새 등대가 있다. 새 등대에는 팔미도등대 탈환 당시 상황과 인천 상륙작전을 재현한 디오라마 영상관, 실미도와 무의도 등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울창한 소사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연안부두 앞 인천종합어시장과 개항장문화지구, 답동성당 등을 엮어 초가을 여행지로도 좋다. 문의 인천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32)440-4045 ◇오얏꽃 문양에 새겨진 100년의 역사, 부산 가덕도등대= 1909년 12월 처음 점등한 가덕도등대는 2002년 새 등대가 세워질 때까지 선박들에 희망의 빛이였다. 단층 구조에 우아한 외관이 돋보이는 등대 출입구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이 새겨졌다. 등대 건물은 역사적ㆍ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2003년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됐다. 등대 아래쪽에 100주년 기념관이 있어 등대 숙박 체험과 등대기념관 관람이 가능하다.  가덕도등대 외길을 따라 나오면 외양포마을이다. 일제강점기에 마을 전체가 군사기지로 사용된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문의 가덕도등대 (051)971-9710

울진 죽변등대

◇용의 꼬리를 밝히는 100년의 빛, 울진 죽변등대= 1910년 점등을 시작한 죽변등대는 100년이 넘도록 앞바다를 밝혀왔다. 팔각형 구조로 새하얀 몸체를 자랑하는 등대는 높이 약 16m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선형으로 이어진 철제 계단이 나온다. 각층 천장에 태극무늬가 인상적이다. 등탑에 올라서면 죽변항과 마을 일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울진 금강송의 자태를 감상하려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금강소나무숲길을 걸어보자. 덕구온천에서 개운한 온천욕을 즐기고 2억5000만년 세월을 간직한 성류굴에서 석회동굴의 신비로움을 맛보자. 문의 죽변등대 (054)783-7104 ◇송림과 기암 사이 빼어난 자태,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 울산12경인 대왕암 송림은 해금강에 버금가는 절경으로 꼽힌다.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과 기암괴석,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울기등대는 이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해안 산책로 끝에 있다. 등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건립됐다. 일제강점기인 1906년 3월에 처음 불을 밝혀 1987년 12월까지 80여년간 사용했다. 2004년 옛 등탑이 근대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됐다.  울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벽화 마을인 신화마을, 태화강 십리대숲 등도 찾아보자. 문의 울산시청 관광진흥과 (052)229-3893 ◇다도해를 지키는 '거룩한 빛', 진도 하조도등대= 하조도등대는 수려한 풍광이 멋스럽다. 바다와 연결된 등대 주변은 온통 기암괴석이다. 절벽 위에 세워진 등대의 높이는 해수면 기점 48m, 등탑 14m에 이른다. 등대에서 내려다보면 조도군도 일대의 섬들이 절벽 바위와 어우러져 아득한 모습을 연출한다. 하조도등대는 1909년 처음 점등해 100년 넘게 뱃길을 밝혀왔다. 진도와 조도 일대는 서남 해안에서 조류가 빠른 곳 중 하나로, 등대는 서해와 남해를 잇는 항로의 분기점을 지키고 있다.  하조도와 연결된 상조도의 도리산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문의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408◇군산의 숨겨진 근대문화유산, 군산 어청도등대= 1912년 3월1일부터 불을 밝힌 근대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대륙진출을 하기 위한 목적에 세웠다. 깎아지른 절벽 위의 하얀 등대는 입구에 삼각형 지붕을 얹은 문을 달고, 등탑 윗부분에는 전통 한옥의 서까래를 모티브로 장식해 조형미가 돋보인다. 등대를 둘러싼 나지막한 돌담과 해송, 하늘의 파란색, 바다의 짙은 녹색이 조화를 이뤄 동화 속에 나오는 숲 속의 집을 보는 것 같다. 어청도에는 산등성이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이 있다. 마을 중앙에는 어청도란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제나라 사람 전횡을 모시는 사당인 치동묘가 있다. 문의 어청도 항로표지관리소 (063)466-4411◇100년의 보물, 옹기 닮은 등대섬, 태안 옹도와 옹도등대= 옹도는 태안 서쪽 신진도 앞바다에 있다. 1907년에 세워진 옹도등대가 있어 등대섬으로 불린다. 2007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포함되어 소문났지만 오랜 시간 태안이 숨겨둔 보물이다. 일반에 개방한 2013년 이전에는 항로표지원이 섬을 지켰다.  옹도 가는 배는 안흥외항에서 출발한다. 가는 길은 30여분 걸리고 오는 길에는 가의도 일대 바위섬 유람을 포함한다. 섬에 체류하는 1시간을 포함해서 총 2시간40분 여정이다. 안흥외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독립문바위, 사자바위, 코바위 등 특이한 바위섬이 해상 유람의 즐거움을 안긴다. 문의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772, 신진도안흥유람선 (041)675-1603, 674-1603  글 사진=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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