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사진=김현민 기자]
스포츠는 인생이다. 빛과 그림자가 엄연하다. 정오의 태양 아래 선 스타가 있는가하면 역경과 맞서는 '그림자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팬들은 결코 그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그들을 격려하고 또한 그들을 통해 희망을 얻는다. 이는 곧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 진 무거운 책임이기도 하다.최근 음주운전 사고를 낸 축구스타 강수일 선수(28·제주)의 행동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그는 지난 24일 경기도 의정부시내에서 술에 취해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음주측정 결과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사고 직후에는 운전한 사실을 숨기려고 동승한 고교 동창생이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하다 경찰의 추궁에 혐의가 드러났다. 강 선수는 이미 대한축구협회로부터 6개월 출전정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K리그 열다섯 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5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징계위원회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징계가 끝나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약속을 믿은 팬들의 상처는 작지 않을 것이다.강수일 선수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10년에도 술을 마시고 시민과 시비를 벌였다가 임의탈퇴 처벌을 받았다. 당시에도 팬들의 용서와 도움으로 선수 자격을 유지했다. 다문화가정 출신으로서 온갖 편견과 불리를 이겨내면서 프로에 진출해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사정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문화 어린이들의 희망이 되겠다며 대표팀 발탁을 꿈꾸고, 봉사활동과 자선경기 등을 통해 솔선수범하기도 했다. 강수일 선수가 어떤 징계를 추가로 받을지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힘든 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재능을 꽃피울 기회조차 얻지 못한 수많은 '그림자 선수'들에 비하면 여러 차례 특혜를 누리며 스타의 자리까지 올랐다. 오뚝이처럼 일어서기를 바라고 응원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지금, 강 선수는 진실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고 채찍질해야 한다.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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