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년7개월의 수감생활 동안 SK(SK그룹 합병법인, 전 SK C&C) 주식으로 162%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차익만 3조1627억원에 달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SK 주가는 최 회장의 광복 70주년 8·15특별사면을 재료로 2.14% 상승 마감했다. 당시 장초반 급등하던 주가는 오후들어 상승폭을 좁혀 가다가 최 회장의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반을 전후로 수직 상승했다. 이 같은 급등에 SK 주가는 액면가 5000원 환산주가 기준 776만2500원으로 삼성그룹의 제일모직(730만원)을 제치고 최고가 주식으로 올라섰다. 최 회장이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지난 2013년 1월말 1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지난달 초 처음 3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달 24일에는 장중 32만40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 회장이 지분 23.40%를 들고 있는 SK는 회장님이 고난을 받는 사이 주가가 200% 뛴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20위 대형주의 이같은 주가 상승률은 예외적이란 게 증권가의 평가다. 증시 한 관계자는 "SK가 SK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축에 있기 때문에 총수 공백 사태에도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증권가 투자 정석으로 여겨지는 지배구조 핵심주의 법칙이 통용된 셈"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평가액도 13일 기준 5조1102억원에 달했다. 이는 법정구속 전 1조9475억원에서 3조1627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2013년 1월말 40%에 육박하던 최 회장의 지분율은 자사주 소각과 SK(합병 전 SK)와의 합병 등으로 현재 23.40%로 줄었지만, 평가차익은 3조1627억원이 늘었다. 이 기간 배당금으로만 챙긴 수익은 851억여원에 달한다. SK는 2011년 주당 1000원이었던 배당을 연말 결산기준 2012년 1250원, 2013년 1500원, 2014년 2000원으로 올리면서 이 기간 최 회장의 배당 수익도 237억여원, 285억원, 329억여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SK가 향후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면서 최 회장의 배당 수익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 상향, 신사업 및 인수합병(M&A) 본격화, SK바이오팜 가치 반영 등이 하반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SK 목표주가를 43만원으로 제시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 지분 이동과 같은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의 기업가치 상승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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