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러 블랙잭에 견줄만…정밀타격 능력 부족
[아시아경제 박희준 위원] 중국이 장거리 폭격기 보유의 꿈을 실현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3000마일 정도 떨어진 괌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B-52를 비롯한 장거리 폭격기로 전 세계를 공략해온 미군의 대응은 무엇일까? ◆장거리 폭격기 운용 3국=미국의 안보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15일 '미국이여 준비하라: 중국이 자체의 치명적인 B-52 스타일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전 세계에서 장거리 폭격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단 3개국이라고 소개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다.운용 대수는 러시아가 베어와 백파이어, 블랙잭 등 170여대, 미국이 가변익 폭격기 B-1, 스텔스 폭격기 B-2, B-52 등 160대다. 중국은 약 130여대의 H-6 폭격기를 운용한다, 대부분 러시아가 냉전시대 운용하던 Tu-16의 복제품으로 장거리 비행 능력과 러시아와 미국 폭격기가 자랑하는 대량의 폭장량이 부족한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1952년 4월 첫 비행한 Tu-16 폭격기는 옛 소련 최초의 제트 엔진 추진 폭격기였다. AM-3 터보 제트 엔진 두 개가 달린 이 폭격기는 아음속(음속보다 조금 느린 속도)으로 비행하고, 최대 10t의 무기를 실을 수 있다. 재래식 폭탄이던 핵폭탄이든 다 싣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 폭격기를 '배저'라고 불렀다.비행거리도 상당하다. 표준량의 폭탄을 싣고 공중급유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편도 비행거리가 1000마일 이상이다.러시아는 이후 정찰과 전자전, 공중급유, 순항미사일 탑재용 등으로 개량했다. 이에 따라 비행속도가 더 빠르고 성능이 개량된 Tu-22M, Tu-160이 등장해 냉전이 끝날무렵 Tu-16을 대체했는데 나토는 이를 '백파이어'와 '블랙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Tu-16에 매각돼 폭격기 임무를 계속 수행한 것이다.#중국판 B-52 H-6K 게임 체인저로 등장=1950년대말 Tu-16 권리를 매입한 중국은 지난 60년 동안 재설계한 H-6 약 200여대를 찍어내듯 생산해왔다. 물론 개량도 했다.옛 소련과 마찬 가지로 중국은 승무원 4명이 탑승하는 장거리 임무를 수행하는 기본형을 개량해 핵폭탄을 탑재하는 H-6A, 정찰기 H-6B, 재래식 폭격기 H-6C ,공중급유기 H-6U ,순항미사일 탑재기 H-6H 등을 생산했다.
중국인민해방군공군의 H-6K
최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바로 HK-6다. 2007년 첫 비행을 한 이후 지난 2009년 60주년 건국기념일 행사에 처음 등장했다. 또 중국 국방당국은 지난 3월 말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중국군망(中國軍網)에 ‘신형폭격기’란 설명을 붙인 사진 3장과 중국 공군이 서태평양에서 처음으로 원양훈련을 했다는 선진커(申進科) 중국공군 대변인의 발표 내용을 싣기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공군은 최근 2개 연대 약 36대의 폭격기를 H-6의 K형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6-K는 H-6 계열 폭격기 중 최신형이다. 성능과 연비가 높아진 D-30 터보팬 엔진 2기를 장착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현대적인 전자장비를 설치하고 강력한 정밀무기를 탑재하도록 했다. 공중급유 없이도 폭탄을 적재하고서도 편도로 1900여마일(작전 반경 약 3200km)을 비행할 수 있다. 공중급유를 받는다면 작전반경은 3000마일(약 5100km)로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최고속도는 시속 1050㎞, 순항속도는 마하 0.75(시속 약 768㎞)다. 무기 탑재량은 최대 12t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탑재무기에는 사거리 250마일(약 425km)의 YJ-12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나, 1500마일(약 2500km)인 CJ-20 육상 공격 순항미사일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시안한공공사의 구형 H-6 폭격기에 비해 진화상의 도약을 한 폭격기"라고 호평했다. YJ-12나 CJ-20으로 무장한 H-6K는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는다면 태평양 깊은 곳까지 비행해 미 해군 함정을 사냥할 수 있으며 심지어 중국 본토에서 3000마일 떨어진 괌 섬의 미군의 주요 폭격기 전진기지를 타격할 거리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밀타격 능력 부족은 여전히 숙제=H-6K의 능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방공망을 뚫을 경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하면 수천 마일을 비행하려면 J-11전투기 호위가 필요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미 항공모함을 잡겠다고 나선 H-6K는 미해군이 배치한 80여척의 이지스 함이 촘촘하게 만든 방공망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H-6M
무엇보다 H-6K의 정밀 타격능력이 의문이다. 해상의 이동표적을 장거리를 날아가 타격하려면 세밀한 계획은 물론 정밀 조준능력이 필요한데 H-6K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H-6K의 기체 앞 노즈 레이돔에 수납된 공대지 탐색 레이더는 YJ-12 미사일 유도능력은 있겠지만 CJ-20을 위한 표적 선정 능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CJ-20도 발사전에 표적을 사전 입력해야 한다.이에 반해 B-52 폭격기는 1954년 최초 비행을 시작하고 마지막 기체가 1962년에 미 공군에 인도됐지만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 주야간, 전천후 전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장거리 표적 탐지와 식별, 감시를 위한 타기팅 포드가 교체되고 무기 장착대도 최신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통해 최신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재즘(JASSM)과 사거리 연장형인 재즘-ER 등도 탑재할 예정으로 있다. 5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B-52H는 순항미사일과 재래식 폭탄 등 31.75t의 무기를 싣고 재급유 없이 최대 시속 1046km로 1만4162km를 비행한다. H-6K가 B-52 수준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미국 국방부도 2013년 중국 군사력보고서에서 "중국이 정밀한 표적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제1열도선 너머의 해역에서 타격에 성공할 시간에 맞춰 발사플랫폼에 전달할 능력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평가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81618022755368A">
</center>박희준 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