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사과, 反롯데정서 돌려놓을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최근 빚어진 가족간 경영권 분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사과의 의미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평가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홀에서 대국민사과문과 함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많은분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자평한 뒤, ▲롯데호텔 기업공개 추진 ▲지주회사 전환 통한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 개선 TFT 출범 및 기업문화 개선위원회 설치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 3일 김포공항 입국 직후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 출장중 이뤄졌던 임직원 사과까지 포함하면 세번째다. 연일 고개를 숙인 신 회장의 태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진정성'을 거론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가족간 분쟁이라는 민감한 현황에 대해 유일하게 공식적인 채널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상장이나 지주사 전환 등 전격적인 개선 방안을 직접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사과문 역시 신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어눌한 한국말과 경영권과 관련해 아버지 신격호 회장과 여전히 대치중인 것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색다를 것 없는 사과문이었다"면서 "롯데일가의 한국말이 유창하지 않다는 점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경영과 가족은 별개라며 사실상 아버지의 경영권에 선을 그은 것"이라면서 "여전히 갈등을 겪고있으며, 봉합의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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