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선보인 해외직판 쇼핑몰서 짝퉁 '버젓이'

외국인 전용 쇼핑몰 'Kmall24'서 위조상품 판매디자인 똑같고 고유 무늬 등 상당 부분 동일수천만원대 핸드백 9만원에 구입할 수 있어

케이몰24 쇼핑몰에서 위조상품으로 의심되는 핸드백 판매 화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케이몰24에 해외 유명브랜드 가방을 베낀 위조상품, 소위 '짝퉁'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온라인 쇼핑몰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6일 기자가 한국소비자연맹과 함께 케이몰24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상품을 확인한 결과, 에르메스나 루이뷔통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가방과 형태와 색감 등이 매우 유사한 제품이 다수 판매중이다.

G마켓에서 1400여만원에 판매되는 에르메스 버킨백(사진:G마켓)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과 유사한 제품이 케이몰24에서 79.66달러, 한화로 약 9만원에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구매자가 밀려 있어 더는 대기자를 받지 않을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알려질 정도로 유명하다.케이몰24에서 'L모'사가 판매중인 이 제품은 정품과 차이점을 쉽게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할 뿐만 아니라 제품명까지 '버킨백(Birkin Bag)'으로 소개하고 있어 해외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또 케이몰24에서는 루이뷔통의 유명 핸드백인 '스피디25'와 유사한 핸드백도 52.70달러, 약 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갈색의 바둑판무늬로 알려진 루이뷔통 고유의 패턴 디자인인 '다미에'를 그대로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외형까지 비슷하게 흉내냈다. 정품 스피디 25 핸드백은 루이뷔통 공식사이트에서 113만5000원에 소개되고 있다.케이몰24는 범정부 차원의 온라인 해외 직판 쇼핑몰을 만들겠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가 만들었으며, 지난해 6월24일 운영을 시작했다.당시 150개 중소기업 1700개의 상품이 등록됐으며, 올초에는 800개사, 8000개 상품으로 입점 규모가 증가했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케이몰24에 중소기업 1000여개사, 1만여개 상품이 입점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하지만 개점 1년만에 위조상품이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나 입점 기업 상품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뷔통 핸드백과 유사하게 생긴 핸드백과 가방 판매 화면(사진:케이몰24)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케이몰24 등 전자상거래 수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일반 기업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이러한 상품이 판매된다고 해도 문제가 될텐데 정부가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며 "특히 해외 수출 차원에서 만든 쇼핑몰에서 이러한 상품이 팔린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중소기업이 상표권을 전용했다면 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수천가지 상품이 올라오다보니 일일이 파악하거나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가 짝퉁 상품에 대해 취재를 한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해당상품은 17일 오전 케이몰24에서 삭제된 상태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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