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억달러 채무불이행…백악관 '긴급 구제금융 제공 않겠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카리브해의 미국령 자치지역 푸에르토리코가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밝히며 채무불이행(디폴트) 직전까지 몰렸다. 백악관은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미국 지방채 시장에 푸에르토리코 발(發)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 행정부나 연방기관은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 제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푸에르토리코측이 기대한 답변이 아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의 발언은 전날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720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하는 빚을 갚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선언한 이후 나왔다. '미국의 그리스'라고 불리는 푸에르토리코는 적자가 지속과 차입 증가로 부채가 720억달러까지 늘었다. 내달 1일까지 갚아야 하는 부채가 6억2000만달러이다. 부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디폴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파디야 주지사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채무 상환을 5년 정도 연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에르토리코 지방채는 연방ㆍ주ㆍ지방세가 면제되고 금리도 높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투기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털 CEO가 2000만달러어치나 매입하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미국 지방채 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규모는 2012년 파산을 신청해 현재 회생에 성공한 디트로이트보다 4배나 많다. 미국 CNBC방송은 채권 전문가인 알렉산드라 레벤탈 레벤탈홀딩스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 미국의 지방채 펀드 중 절반이 푸에르토리코 채권을 편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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