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이미 장마철…기업들 경기전망 '먹구름'일색

가뭄으로 애태우던 들녘에 반가운 단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26일 오후 충남 논산의 들판위로 장마구름이 낮게 내려 앉아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내수·수출기업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둔화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가뭄 등의 대내외 악재가 3분기 이후에도 기업경영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등이 발표한 경기전망지수는 모두 기준선을 하회했으며 일부 지수는 근래 최악을 기록했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7월 종합 BSI는 84.3으로 기준선 100에 못 미쳤다. BSI가 100 미만이면 다음 달에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며,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이번 수치는 글로벌금융위기(2009년 1월 52.0), 유럽재정위기(2012년 12월 82.0) 때보다는 높으나 세월호 사고 여파(2014년 8월 91.6) 때보다는 낮았다.종합경기 전망치를 업종별로 보면 경공업(74.6), 비제조업(84.2), 중화학공업(87.2) 모두 기준선 100에 크게 밑돌았다. 구체적으로는 의약품제조업(50.0), 섬유ㆍ의복 및 가죽ㆍ신발(61.9), 펄프ㆍ종이 및 가구(64.3)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84.1), 수출(92.9), 투자(95.6), 자금 사정(95.2), 재고(103.6ㆍ100 이상은 재고과잉), 고용(95.8), 채산성(89.8)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다.기업들이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대외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 지속, 메르스 확산과 경제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이번 조사에서는 부정응답 비중이 전월 대비 10% 가량 증가함에 따라 지수가 급격히 낮아졌다"면서 "수출 부진 지속과 메르스 여파가 기업심리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자료=전경련]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는 79.9로 역시 기준치 100을 하회했다.경공업(73.1), 비제조업(76.8), 중화학공업(85.0) 모두 기준치 아래였으며 펄프ㆍ종이 및 가구(57.1), 도ㆍ소매(61.5), 출판 및 기록물 제작(64.3) 등 업종 대부분에서 타격을 입었다. 6월 실적치는 내수(82.0), 수출(91.2), 투자(97.5), 자금사정(94.1), 재고(105.9), 고용(96.0), 채산성(86.2)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중소기업의 경기전망은 올해 2월 이후 가장 안좋은 수준으로 떨어졌다.중기장중앙회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체 2847곳을 대상으로 조사했한 결과 7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가 81.5로 지난달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해 2월 전망 지수(82.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SBHI는 경기를 전망한 업체의 응답 내용을 점수화한 수치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지난해 10월 이후 내림세였던 경기전망 지수는 3월과 5월 반등했다가 이번에 큰폭으로 떨어졌다.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제조업의 업황 전망은 지난달보다 5.8포인트 떨어진 84.2를 기록했고 비제조업은 전달보다 10.1포인트 하락한 79.8을 기록했다. 특히 비제조업 가운데 서비스업은 한달 사이 12.7포인트 하락한 78.6을 나타냈다.항목별로 보면 전체 산업의 내수(89.5→80.7)ㆍ수출(86.8→83.0)ㆍ경상이익(87.7→78.6)ㆍ자금사정(87.3→81.4) 등이 모두 전달보다 안 좋아졌고 고용수준(95.6→96.8) 전망만 다소 나아졌다.업종별로는 제조업 가운데 '가죽가방 및 신발'(99.1→76.6)과 '음료'(116.9→97.0) 등 내수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비제조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95.7→76.1),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92.6→76.7) 등 모든 조사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한편, 6월 중소기업의 실적을 나타내는 업황실적건강도지수(SBHI)는 77.1로 5월보다 9.3포인트 떨어졌다. 중소기업의 69.2%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 '내수부진'을 꼽았고, '업체간 과당경쟁'(47.3%)과 '인건비 상승'(30.2%)이 뒤를 이었다.특히 제조업의 경우 '내수부진'(68.8%)이 38개월 연속으로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을 나타냈다.수출기업들도 세계 경기둔화와 엔화ㆍ유로화 약세로 3분기도 수출경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무역협회]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국내 755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수출산업경기 전망지수(EBSI)는 98.4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112.0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작년 3분기 9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EBSI는 100을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수출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200에 근접하고 그 반대면 0에 가까워진다.항목별 지수를 보면 수출상담은 102.2로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수출계약(98.8), 수출국경기(95.4), 설비가동률(95.3), 수입규제 통상마찰(95.0), 국제수급(92.1), 수출단가(92.0), 자금사정(90.0) 등 나머지 수출 여건은 전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출상품 제조원가(88.7%)와 수출채산성(88.1)이 악화될 것으로 봤다.품목별로는 가전(66.7), 기계류(70.0), 농수산물(88.6), 플라스틱ㆍ고무제품(89.1), 철강ㆍ비철금속(94.4), 휴대전화ㆍ부품(95.8), 석유제품(96.9), 섬유ㆍ의복(98.9) 등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자동차ㆍ부품(120.0), 선박(117.3), 반도체(103.7), 화학공업(103.4)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수출상대국의 경기 부진(16.5%),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4.8%), 원재료 가격 상승(14.0%) 등을 꼽았다

[자료=무역협회]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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