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벼랑끝 탈출했지만 여전히 첩첩산중

7~8월 ECB 상환자금만 70억유로 육박…추가 구제금융 논의 불가피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가 위기의 벼랑 끝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긴급 정상회의를 마친 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가 24일 저녁에 타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그리스가 새로 제출한 개혁안을 바탕으로 구제금융 합의에 대한 얼개를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틀간 기술적 논의 과정을 거친 후 24일 특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안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재무장관회의에서 마련된 합의안은 25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그리스증시는 전거래일 대비 9.00% 폭등했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1.50%포인트 떨어져(가격 상승) 11.17%로 거래를 마쳤다. 다른 유럽 증시도 동반 급등해 독일 DAX30과 프랑스 CAC40 지수가 3.81%씩 상승했다. 유럽발 훈풍에 뉴욕증시도 상승마감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5153.72의 사상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오는 24일 그리스 구제금융 타협안이 마련되더라도 이는 잠시동안의 통증치료일 뿐일 뿐 앓던 이가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다. 협상 타결로 그리스가 구제금융 72억유로를 받게 되겠지만 줄줄이 돌아오는 부채상환 스케쥴은 벅차다. 당장 이달 말까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내달 20일에는 ECB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35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8월20일에 또 32억유로 추가 상환이 예정돼 있다. 72억유로를 확보하더라도 8월20일쯤에는 그리스 정부 금고가 또 다시 바닥을 드러내게 되는 셈이다. 물론 ECB가 상환 연장을 해준다면 그리스는 또 다시 고비를 넘기겠지만 ECB가 연장해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이번 협상 타결이 그리스의 디폴트 시한을 2개월 연장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향후 3차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논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ECB가 그리스에 되돌려줄 수 있는 자금도 일부 있다. ECB가 2010~2011년 매입했던 그리스 국채에 대한 수익금이 그것이다. ECB는 이 수익금을 유로존 회원국들에 돌려줄 예정인지만 최종적으로 이 자금을 그리스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그리스 구제금융 당시 그리스 국채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그리스에 돌려주기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금 규모는 약 19억유로에 불과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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