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에 문신을~'

양수진의 컬러풀 스누피, 유소연의 귀요미 돼지 등 개성만점 골프공 마킹

양수진의 '스누피'(위)과 장하나의 '만화 주인공' 골프공 마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우승을 부르는 스누피."몸은 아니지만 프로골퍼들 모두 문신에는 일가견이 있다. 11일자 "프로골퍼의 문신, 어떤 의미야?"에 이어 이번에는 선수들의 골프공 마킹 이야기다. 여자선수들은 특히 화려한 그림으로 나만의 개성을 뽐내낸다. 양수진(24)의 '스누피'가 대표적이다. 거의 미술 작품 수준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입성한 장하나(23) 역시 '마킹의 대가'다. 만화 주인공이나 꽃 등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골프공에는 보통 브랜드와 모델, 1~4번의 번호가 찍혀 있다. 최대 4명이 한 조를 이루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공을 사용하더라도 동반자의 것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선수들의 사용률이 가장 높은 타이틀리스트는 이 번호마저 겹칠 때를 대비해 5~8번 등 하이넘버 공을 출시했다. 선수들은 물론 0~9까지 자신이 선호하는 숫자를 따로 주문한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넘버 1'이라는 의미에서 1번만을 사용한다. 여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표시가 더해진다. 라운드 전날의 마킹은 우승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다. 남자선수들은 대부분 간단하게 점을 찍거나 자신의 이니셜을 표시하는 정도다. 베테랑 강욱순(49)의 십자가 2개와 2007년 마스터스 챔프 잭 존슨(미국)의 십자가 3개 등 종교적인 이유나 닉 오헌(호주)의 모국을 대표하는 캥거루 마킹은 아주 특별한 경우다. 여자 선수들은 반면 남다른 공을 들인다. 양수진은 스누피 마킹은 레드와 옐로우 등 채색까지 완벽하다. 실제 의상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는 소속사 골프의류 브랜드 파리게이츠와 함께 제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등 패션디자이너까지 '투잡'을 뛰고 있는 선수다. 지난 7일 끝난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는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장하나(23)는 만화 주인공이 주요 소재다. "정성을 들이다 보면 실전에서도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유소연은 돼지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려 지금은 3초면 완성할 수 있다"는 자랑을 곁들였다. "음식을 가리지 않아 친구들이 돼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며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돼지 마킹을 보면 힘을 난다"고 했다. 최나연(28ㆍSK텔레콤)은 귀여운 이모티콘을, 안선주(24)는 화려한 컬러의 별이 트레이드 마크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롯데칸타타를 제패해 가장 먼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승 고지'에 오른 이정민(23ㆍ비씨카드)의 실용적인 골프공 마킹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점 3개와 함께 일직선을 긋는다. 이렇게 하면 티 샷이나 퍼팅에서의 타깃 정렬 등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요즈음에는 선을 똑바로 긋는 도구가 출시돼 어렵지도 않다. 요즈음에는 아마추어 역시 마킹을 즐기는 추세다. 바람직하다. 남의 공을 내 것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효과와 함께 공을 찾는 시간을 줄여주는 준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인기 코미디언 레이 로마노의 재미있는 마킹을 소개한다. 아내의 이름을 써넣는다. "공을 세게 치고 싶을 때 효과 만점"이라는 농담을 곁들였다. 여자들은 남편의 이름을 적으면 된다.

유소연의 '돼지'와 최나연의 '이모티콘', 안선주의 '컬러 별', 홍순상의 '별' 골프공 마킹(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br />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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