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럼]의료로봇의 미래

박종오 교수

로봇은 제조현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 국방, 의료 등 공공목적으로 쓰이는 전문서비스 로봇, 그리고 청소 로봇이나 장난감 로봇 같은 개인서비스 로봇으로 나뉜다. 신문이나 TV에는 자주 안 나오지만 그래도 시장 규모는 산업용 로봇이 제일 크고 그 절반이 전문서비스 로봇, 그리고 그 절반이 개인서비스 로봇으로 보면 된다.  앞으로 5년간을 볼 때 가장 큰 시장 성장률은 전문서비스 로봇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전문서비스 로봇 중에서는 의료 로봇이 단연 선두이며 전체 전문서비스 로봇시장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장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도 6~7년 전부터 의료 로봇 개발에 투자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의료 로봇은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이다. 단순화하면 진공청소 로봇 1대에 400달러이고 복강경수술 로봇 1대에 400만달러이다. 1대가 만 배 차이가 난다. 미국이 세계 최초로 로봇을 발명하고 또 만들었는데 지금 미국은 산업용 로봇을 만들지 않는다. 그 대신 의료 로봇, 국방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 바로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복지국가를 지향하므로 의료 로봇의 미래는 한마디로 매우 밝다.  의료 로봇은 크게 수술 로봇과 재활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병원물류, 원격진단 등 다양한 분야도 있다. 그리고 전남대 로봇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 의료 로봇도 전망이 밝은 분야이다. 의료 로봇 중에서는 먼저 재활 로봇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 상하지 근력 증강기는 가장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재활 로봇은 전에는 노약자를 위한 정부 복지정책 수준에 머물렀는데 지금은 사업성을 기대하고 여러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다. 기술도 덩달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수술 로봇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복강경수술 로봇 daVinci, 관절수술 로봇 MAKO 등은 시장에 나오면서 조 단위의 자본이 몰렸다고 한다. 수술 로봇은 어려운 수술이나 정밀한 수술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갈수록 시장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수술 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다른 로봇과 달리 기술안전성을 넘어 임상평가 및 인증까지 거쳐야하는 의료기기의 특성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기술선진국의 특허장벽 때문이다. 이는 의료 로봇의 특허 선점의 중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마이크로 의료 로봇은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넘어 우리나라가 특허장벽을 칠 수 있고 우리 특화전략산업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미 전남대 로봇연구소는 정부지원으로 '마이크로 의료 로봇센터'를 구축하여 이를 대비하고 있다. 모든 의료기기는 '최소침습' 즉 절개 최소화를 지향한다. 환자는 빨리 회복하고 병원은 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정부는 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최소침습의 궁극적인 해법을 바로 마이크로 의료 로봇이 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 의료 로봇은 ㎝ 이하 크기의 의료 디바이스가 인체 내부에 삽입되어 이동하며 진단치료를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필자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21세기프런티어사업단장 시절에 개발한 수동 캡슐내시경은 기업에 기술이전되어 이미 미국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까지 받아 75개국 이상 수출까지 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기업에 기술이전한 능동 캡슐내시경은 기존 내시경의 진단 정밀성과 캡슐내시경의 간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소화기관 의료기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외국 의료기기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왔다. 이제 한국이 세계 의료기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날이 올 것이며 그때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은 물론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산업체, 대학 등이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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