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정치권에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후보다. 민주당에선 사실상 대적할 경쟁자가 없는 상태이고 공화당의 모든 후보를 상대해서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 따라서 공화당과 후보들은 ‘힐러리 때리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전선에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이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을 상대로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젭 부시 플로리다 전 주지사는 이날 오전 인터넷 동영상을 올리며 공세에 나섰다. 그는 “미국은 지난 7년간 민주당의 지배했던 정부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이 나오자마자 보도자료를 통해 “오바마-클린턴의 외교정책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면서 "그녀가 지켜보는 사이에 러시아, 이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이 부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오바마가 세 번째 임기를 하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클린턴 재단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날 수차례 방송에 출연, "클린턴 전 장관은 아주 위선적이며, 클린턴 일가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클린턴 재단은 성폭행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채찍질당하는 나라(사우디라아라비아) 로부터도 기부금을 받았다”면서 향후 클린턴 재단의 외국 기부금 의혹을 집중 파헤칠 것임을 예고했다. 공화당 지도부와 보수파 정치 단체들은 이밖에도 클린턴 전 장관 시절 일어났던 리비아 벵가지 미 대사관 피습사건과 국무장관 재임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힐러리 지키기’를 위한 방어선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차 파나마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선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굉장한 후보였고, 본선 때에는 (나에 대한) 위대한 지지자였으며, (대선승리 후에는) 탁월한 국무장관이었다"며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그전까지 많이 위축됐던 동맹들과의 관계를 재건했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종전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란 핵 협상의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클린턴 전 장관의 국무장관 시절 외교정책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자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이 직접 방어막 구축에 나선 셈이다. 한편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클린턴은 위대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경험을 갖춘 검증된 지도자"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향후 민주당 거물급 인사들의 지지선언을 통한 세몰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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