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앤팝의 설탕 작품
핍앤팝 작가가 작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설탕, 크리스탈 등을 활용해 이상세계를 표현하는 호주 설치 예술가 핍앤팝(Pip&Pop·여)이 방한해 전시를 열고 있다. 생동하는 봄을 맞이해, '낙원'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장을 꾸미고 있다. 10일 핍앤팝은 서울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내 신세계갤러리에서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작품 제작 과정을 선보였다. 작가는 이번 한국전시를 '꿈속으로의 여행'이란 제목을 달고 신세계갤러리 본점의 '모닝(아침)'에 이어 오는 15일 센텀시티점 '데이(낮)', 오는 29일 인천점 '나이트(밤)'을 주제로 각각 한 달 남짓씩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가는 그동안 문화와 예술, 역사 속에 묘사된 파라다이스의 모습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어왔다. 이를 설탕과 다양한 오브제 등 일상의 사물들을 지극히 환상적인 세계의 것들로 둔갑시킨다. 핍앤팝이 이번에 한국에서 보여줄 작품은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의 전래동화와 구전 설화 속의 에피소드들을 바탕으로 소원을 성취해나가는 상상 속 여정의 내러티브를 구현한다. 알록달록한 설탕의 언덕들은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견우와 직녀 설화 속 오작교의 모습, 단순신화 속의 호랑이와 곰의 모습 등 친근한 설화 속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또한 서울 현지의 재래시장, 벼룩시장, 전통시장들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오브제를 이용해 재미를 더한다.핍앤팝의 설탕 작품들은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 해체되고 마는 일시적인 프로젝트들이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정교함을 통해 유토피아적 상상력, 삶의 풍요로움, 덧없는 기쁨의 감정 등을 담고 있다. 제작 과정 자체가 '작품'이기도 하다. 마치 석양이 진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되 소유할 수는 없는 존재인 것처럼,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하고 전시 기간이 끝나면 사라지는 듯하다. 작가의 본명은 타냐 슐츠(Tanya Schultz)로, 자신의 작가명을 핍앤팝으로 쓰고 있다. 그는 그동안 호주, 일본, 대만, 홍콩, 독일, 네덜란드와 영국 등 세계 유수의 기관 및 비엔날레에서 전시한 바 있고, 에르메스, Romance Was Born, MT 테이프 등의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도 해오고 있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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