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농구 재미없다? '다음 시즌엔 달라'

유재학 감독 '우승은 끝이 아닌 시작'…선수단 전원 활용하는 '벌떼농구' 예고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더 재밌게 해야 하는데. 연구해야죠. 다음 시즌에 바뀌는 게 많잖아요." 우승의 기쁨도 잠시. 유재학(52) 감독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내려오자마자 다음 시즌을 떠올렸다. 울산 모비스는 지난 4일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네 번째 경기에서 원주 동부를 81-73으로 이기고 세 시즌 연속 우승했다. 유 감독은 박수를 몇 번 치더니 주섬주섬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었다. 옅은 미소를 보였지만 얼굴은 감격보다 피곤한 기색으로 가득했다. 그는 "동부가 많이 지쳐있었다. 여러 번 우승해서 그런지 감동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했다.유 감독은 정규리그를 마쳤을 때부터 다음 시즌을 고민했다. 포워드 함지훈(31)에게 가드와 같은 움직임을 주문했고, 가드 김종근(29)과 이대성(25)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유 감독은 "새로운 농구를 선보이겠다. 짧은 시간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연구해서 이런 농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벌떼농구'다. 그는 "주축선수 너댓 명만 뛰는 것이 아니라 열명, 열두 명이 모두 뛰는 농구를 해야 한다"면서 "이미 여러 명에게 임무를 부여했다"고 했다.달라지는 팀 사정과 외국인 선발 기준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대응책이다. 모비스는 그동안 양동근(34)과 함지훈, 문태영(37), 외국인선수를 주축으로 경기를 운영해왔다. 문태영은 이번에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리바운드 1위(평균 9.9개) 리카르도 라틀리프(26)도 한국농구연맹(KBL)이 올해 뛴 외국인선수와 재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정을 변경해 내보내야 한다. KBL은 2015-2016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 규정을 바꿔 팀당 두 명씩 키 193㎝ 이하와 이상으로 나눠 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1,4쿼터를 함께 뛸 수도 있다. 유 감독은 "문태영이 우리 팀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라틀리프마저 없으니 다른 농구를 해야 한다"면서 "기대가 된다.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변화의 소용돌이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양동근도 피할 수 없다. 계약기간이 한 시즌 남았지만 유 감독은 "1년 뒤 양동근이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재계약을 해 5년을 더 뛰면 모비스가 망가진다. 지금 같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플레잉코치로 둘 생각도 없다"이라며 "선수와 코치는 동시에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변화를 향한 의지는 굳다. 지난달 17일 모비스와 5년 연장계약을 하면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당분간 대표팀 지휘봉도 잡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벤치에 앉아 있자니 현기증이 났다"고 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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