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수 주일대사 '아베 담화, 침략·식민지 지배·반성 키워드 담길 것'

유흥수 주일대사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유흥수 주일본 대사는 2일 오는 8월 나올 예정인 전후 70주년 '아베 담화'에 "침략과 식민지 지배, 그리고 반성이라는 3가지 키워드가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해 있는 유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베 담화에 역대 총리들이 언급한 담화 내용을 그대로 계승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전후 50주년에 무라야마 담화, 전후 60주년에 고이즈미 담화 등 역대 총리들의 담화에서 '침략', '식민지 지배', '반성'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유 대사는 "일부에서는 역대 총리의 (담화) 정신만 계승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우리 정부도 압박하고 여러 식자층에서 담화를 발표해서 주변이 시끄러워진다면 오히려 발표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있다"며 "근린 외교가 잘 되어야 한다는 바탕에서 일본 정부내에서 바뀌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이는 '아베의 복심'으로 알려진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보가 1일밤 한 방송에 출연해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에 대해 "그 말을 사용하지 않고는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없다고 한다면 '복사'해서 담화를 내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고 말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지난해 8월 부임한 유 대사는 한일관계를 꽃샘 추위가 있는 초봄에 비유했다. 유 대사는 "봄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 얼음 녹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소나기가 오고 바람이 세게 불어 겨울로 되돌아가는 느낌도 든다"며 "계절적으로 (한일) 양국 관계도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또 유 대사는 교과서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서 "18종 교과서 중에 14종이 독도문제를 취급했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취급할 가능성이 있어 보여 시끄러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한일관계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느낌"이라며 "교과서나 위안부 문제 외에도 새로 발생할 문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한일 국장급 회의가 끝이 안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국장급 회의는 보이지 않는 속에서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며 "무의미한 회의를 형식적으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유 대사는 또 "양국 정삼회담은 양국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양국 정상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고 외교적 환경 조성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유 대사는 "양국관계가 최근 상당히 복원됐고 국교 정상호 50주년를 맞아 새로운 양국 관계를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자는 데 양국이 일치하므로 올해 양국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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