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안심전환대출을 두고 정부와 은행권의 표정이 엇갈린다. 정부는 유례없는 경제정책 흥행에 고무된 반면 16개 시중은행들은 떨떠름한 얼굴이다. 은행권은 안심대출 집행에 따른 손실이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하지만 당국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과 금융권의 이같은 괴리감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대출 규모가 40조원으로 확대되며 은행권 이익 감소폭도 2000억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안심대출 1ㆍ2차액 40조원은 지난해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366조원의 10%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1차분까지 포함하면 모두 3000억원의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 혜택을 고려하면 순영향은 1000억원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3%중반대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고 대신 2%대 저금리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떠안는 것인데 손실이 없다면 이상한 일 아니냐"며 "추가 출시가 발표되며 아마 은행별로 손익 계산이 한창일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시장 점유율이 높은 곳일수록 타격이 클 전망이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안심대출 1차분 20조원을 기준으로 은행별 이익 감소폭을 추정해보니 국민은행이 5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380억원), 하나은행(320억원) 순이었다. 당국은 손실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은행권 수익 감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권도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마진은 약 20∼30bp 수준으로 추정된다. 안심대출 취급 시점에 약 20bp의 일회성 수익이 발생하고, 매년 10∼20bp 수익(관리수수료+은행별 금리가산규모)을 보장한다는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정부의 설명에 은행권은 고개를 젓는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 수입을 안심대출 수수료 수입으로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안심대출 취급은행 관계자는 "금융위는 은행권 주담대 연간 마진과 안심대출 수수료 수익을 비교했는데 비교군이 잘못됐다"며 "안심대출 전환으로 인한 이자감소규모 100bp와 안심대출 수수료 수익을 비교하는 게 맞고 이 경우 60~70bp가량 손실이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안심대출 집행에 따른 후폭풍, MBS 매입에 따른 자금운용 제약 등도 논란거리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안심대출로 고객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낮아져 벌써부터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많다"며 "향후 최소 4년까지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심대출 취급 은행이 대출전환액 만큼 100% MBS를 매입하게 하면서 그만큼 은행권의 자금운용 자율성이 줄었다"며 "시중의 다른 채권 금리가 3%대를 오가니 MBS를 매입하며 손실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시중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은 금융권의 의무이자 과제"라며 "국가경제를 위한 정책이란 점에서 넓은 이해를 바란다"고 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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