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3월 증시를 둘러싼 주요 이벤트들이 마무리된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세가 지속되고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전날 중국의 추가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세계증시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장미빛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초저금리 상황에 놓인 개인투자자들도 속속 증시로 귀환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1분기 기업실적과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할 때 계속 장미빛 전망대로 국내증시가 상승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감이 커진 1분기 실적시즌이 예상치를 조금이라도 하회하거나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여부 등 대외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현재 안정이 깨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그러므로 완전히 낙관적인 투자전략을 생각하기보다는 실적시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단기 조정과 이에따른 변동성 파도를 감안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4월 국내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대내변수는 1분기 국내 기업실적이다. 현재 순이익 예상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내 241개 종목의 1분기 순이익 예상치 합계는 23조4000억원이다. 전년 21조2000억원 대비 10.2% 증가한 수치다. 4월부터 발표될 실적이 이러한 예상치에 부합해준다면 지수 추가상승에 힘을 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항상 문제는 실제 발표될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사실 올해는 지난 3년간 봐왔던 급격한 이익 예상치 하향이 없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럽고 이것은 증시에도 많이 반영돼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수출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 증시환경에서 수출부진은 기업이익에 결정적 영향을 보여주는 변수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2월 누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 3월 수치를 확인해야겠지만 전반적 수출 경기는 좋지 않다. 1분기 수출 증감률 전망치는 -2.8%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2~4분기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환율의 기저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우려스러운 점은 1분기 실적에 수출경기가 비교적 정확히 반영된다는 것이다. 2009년 이후 달러화 수출 증감률을 독립변수로 하고 순이익 달성률을 종속변수로 하는 회귀분석 결과 결정계수가 0.9416으로 상관계수로 치면 0.97로 대단히 높다. 1분기 예상 수출 증감률인 -2.8%를 적용하면 올해 1분기 실적 예상치의 달성률은 81.9%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수출물량지수의 2월누계도 전년대비 1.8% 상승에 그치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주요 품목별 수출도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상품가격 급락이 수출액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고 전반적인 1분기 수출경기 상황은 썩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1분기 실적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정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환율의 기저효과가 극대화되는 2분기와 3분기에는 실적개선세가 예상되는만큼 1분기 실적시즌이후 조정이 나타난다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안정적인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를 불러올 요인들도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매크로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고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모호함도 여전하며 선진국 증시의 과열에 대한 논쟁 등도 진행 중에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얼마나 커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모습이다. 대내적으로는 1분기 국내기업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할지 여부에 따라 시장의 단기적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가 이어지겠지만 그동안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1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될 경우 단기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해도 하단을 받쳐줄만한 호재들도 나온 상황이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확산되고 있고 이에따라 외국인 수급도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2000선을 하향이탈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또한 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를 공식화함에 따라 대중국 교류의 구조적 성장과 소재, 산업재 업종 및 통신과 인프라 관련 기업의 중장기 성장동력이 확보됐다. 그러므로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국내외 경기회복과 글로벌 유동성 기대를 고려해 IT, 자동차, 유통, 음식료 등 핵심소비재 중심의 대형 경기민감주 포트폴리오에 주목해야한다. 정유와 소재 등 유가민감 업종은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와 함께 국제유가 방향선회에 따른 주가 하방경직성이 예상된다. 1분기 실적시즌 이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변동성 확대국면을 좋은 투자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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