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사진제공=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는 결과가 나오거나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애초에 어떤 문제였고 어떻게 해결이 됐는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성인물을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오해가 있지 않았을까 추정해볼 따름입니다. 이를테면 모자이크의 정도에 따라 성인물과 음란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방심위의 회의록은 3일 뒤에 공개된다고 하니 자세한 정황은 곧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눈에 띄는 것은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에 이 위기를 받아들이는 레진코믹스의 자세입니다. 접속 차단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자 이를 기념해 결제 시 보너스 코인을 추가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 것입니다. 이 같은 재치는 온라인상에서 더 큰 화제가 됐습니다.레진코믹스는 방심위를 비꼬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고 이런 마케팅을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접속자가 많아지니 혜택을 제공하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슈가 될 바에 좀 더 이슈를 만들어 재미있게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차원의 아이디어였답니다. 접속 차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레진코믹스는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고 방심위가 상식적으로 올바를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했기에 재심의 결과가 잘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대범한' 이벤트도 할 수 있었다는 얘기겠죠.그렇다면 물심양면 지원한 방심위 덕에 매출이 확 늘었을까요. 이슈는 됐지만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접속량이 급증했지만 호기심으로 찾는 이들이 많았답니다. 실제로 레진코믹스의 매출은 여성 독자들이 견인하고 있다고 합니다.잘 해결됐으니 망정이지 느닷없이 접속을 차단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식겁할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레진코믹스는 앞으로 방심위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또 협력도 많이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인터넷사이트 접속차단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됐습니다.레진코믹스는 200여편의 웹툰을 매일 연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웹툰 플랫폼입니다. 연재 작품들은 2013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진흥원장상과 2014년 오늘의 만화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 측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이트를 만드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미래부가 주관하는 2013년 글로벌 K스타트업 최우상과 구글 특별상을 수상했고 대통령의 런던 순방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웹툰을 유료 시장으로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국무총리상 수상하는 등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충실히 이행 중인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했습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