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국부펀드 업계에도 영향 <FT>

에너지 부분, 국부펀드 주요 자산 증식 원천…국부펀드 자금 중 4.3조$ 영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 원유 가격 급락이 세계 국부펀드 업계 지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가 국부펀드 자산 증식의 중요 원천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부펀드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자산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시 상황이 재연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의 저유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부펀드협회에 따르면 7조10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국부펀드 자금 중 에너지 업계에 투자해 자산을 늘리는 국부펀드의 자금 규모는 4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에너지 산업에서 의존하는 국부펀드 자금 규모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셈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정부연기금(GPFG)이 대표적이다. GPFG는 지난 10년간 북해 유전의 원유와 가스 판매를 바탕으로 보유 자산 규모를 7배로 늘렸다. 하지만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 GPFG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지난해 1470억크로네에서 올해 250억크로네로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더 떨어진다면 1990년 설립 이후 첫 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2개 국부펀드의 자산 합계는 현재 1520억달러다.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로만 자산 규모가 250억달러 줄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국부펀드의 자산 총합은 1500억달러 줄어 4조달러로 떨어졌다. 2008년 7월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원유 가격은 그해 말 배럴당 3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패트릭 톰슨 국부펀드 담당 대표는 당시처럼 국부펀드 자산이 감소하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낙폭도 당시 수주 정도는 아닌만큼 국부펀드에 미치는 충격도 그만큼 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톰슨은 일부 국부펀드의 자산 감소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국부펀드의 자산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국부펀드 관계자들도 유가 하락 때문에 투자 전략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UBS의 마시밀리아노 카스텔리도 국부펀드 투자 부문 대표도 국부펀드 투자 둔화가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풀리는 자금이 국부펀드의 주다 감소를 상쇄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오래도록 저유가 상황이 지속돼 국부펀드의 투자 위축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카스텔리는 "이미 일부 원유 수출국들이 국부펀드 자금을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 많은 국가들이 국부펀드 자금을 빼 정부 재정에 투입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부펀드 투자 감소에 따른 영향은 신흥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부펀드의 자산 중 20~25% 가량이 신흥시장에 투자돼 있으며 특히 중동 지역에 대한 비중이 높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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