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성 소재 텐트 피해 키운 듯…경찰,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 시작
▲화재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의 한 글램핑장 모습.(사진=원다라 기자)
[아시아경제 강화(인천)=원다라 기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의 한 캠핑장에서 불이 나 일가족 등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22일 인천시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0분께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인디언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1분여만에 텐트를 휩쌌고, 인근 텐트에 머무르던 여행객과 관리인 등이 소화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2시13분께 화재신고를 접수하고 출동, 약 10분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해당 텐트는 전소된 상태였다. 이 사고로 이모(38)씨와 각각 11살, 6살 난 이씨의 두 아들, 천모(36)씨와 그의 아들이 불에 타 숨졌다. 이씨와 천씨는 선·후배 관계로 각자의 가족을 데리고 전날 서울에서 강화도로 캠핑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의 시신은 인근 강화병원에 안치돼 있다.숨진 이씨의 둘째 아들인 이모(8)군은 화재가 난 텐트 인근에 머무르던 박모(43)씨에 의해 구조됐다. 이군과 박모씨는 현재 각각 2도 화상,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현장에는 텐트 3개동 외에도 펜션 등이 밀집돼 있었지만 다행히 화재가 인근으로 확산되지 않아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텐트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텐트 내부 모습.(사진=원다라 기자)
◆피해 왜 컸나…가연성 소재로 된 텐트, 화재 키워=화재가 발생한 텐트는 16㎡ 규모로, 6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번 화재가 빠른 시간에 많은 인명을 앗아간 원인으로는 가연성 소재로 된 텐트가 지목되고 있다.류형환 강화소방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텐트가 전소해 화재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증거불이 별로 없는 상태라 정확한 원인은 정밀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텐트가 연소가 잘 되는 소재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 같다"고 말했다.탈출이 어려운 텐트의 구조도 사고를 키웠다. 사고가 발생한 텐트는 1m 남짓한 높이의 출입문이 1개 뿐이었고, 그마저 아래에서 위로 말아 올려야 하는 형태라서 불을 끄면 출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화재현장에서 유일하게 구조된 이모군 역시 텐트 출입구 근처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다 옆 텐트 이용객 박모씨에게 구조됐다.◆소화장비 있었지만 유명무실…경찰, 관계자 조사 나서=부실한 소화장비도 문제였다. 사고 당시 텐트 안에는 컴퓨터, 냉장고, 난방시설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소화장비는 없었다. 캠핑장 마당에는 소화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고 당시에는 일부만 작동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사고가 발생한 캠핑장 관리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조만간 펜션 임대업주 A(62·여)씨를 참고인 신분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