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천태만상] 보험도둑 잡는 명탐정 24시, 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종희 기자] 보험사기는 사회ㆍ경제적으로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는 범죄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다. 오늘도 어디선가는 보험도둑들이 보상금을 노리고 범죄를 모의 중이다. 이를 막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의 역할이 빛난다. 보험업계의 '명탐정 셜록홈즈'로 통하는 이들의 24시간을 소개한다. <b/>◇ 보험사기 직감, 조사착수(07:00)= 현대해상 SIU 직원 이 모씨는 오전 7시 회사로 출근해 전날 접수된 조사의뢰건 접수사항 및 미결명세를 확인한다. 조사의뢰건에 대해 보상팀 직원과 연락해 혐의점 파악을 하던 중 서울 일대 손목치기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그동안 보험사기 범죄를 조사해왔던 경험을 통해 직감적으로 이번 건도 비슷한 사기유형이 아닐까 의심한다. 그러나 아직 직감일 뿐 범죄를 입증해야 한다. <b/>◇ 범죄 입증자료 심층 분석(09:00)=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다. 우선 혐의건으로 의심되는 사고건의 선량한 피해자(가해차량 운전자)에게 전화를 걸어 면담일정을 잡았다. 사고 당시 당사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요청하고 사고경위를 확인한다. 또 보상팀 직원들이 혐의자로 분류한 사람들로부터 획득한 개인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서를 토대로 보험사고정보시스템(ICPS)을 조회했다. 보험사기 조사 기법을 통해 혐의자들의 인적관계와 고의사고 유형 여부를 분석한다.<b/>◇ 보험사기 혐의점 발견하다(11:00)= 혐의자들의 나이는 20대 초중반, 사고시간대는 늦은 밤이다. 사고현장 주변에 목격자가 전혀 없었다. '보험사기방지시스템(FDS)' 사후분석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다수 건에서 보험사기 혐의점이 발견된다. 금융감독원에 보험사기 의심건 인지보고를 한 후, 수사관할 A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에 사고내역 및 혐의점, 보험금 지급내역을 정리한 일람표와 입증자료를 제출했다.<b/>◇ 사고 현장에 도착, 증거확보(14:00)= 사망사고건 현장조사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점심은 분식집에서 김밥과 라면으로 때웠다. 사고 현장으로 출발한다. 자가용으로 약 57km 정도 이동해 국도변 갓길에 차량을 세워뒀다. 사고현장에 흩어져 있던 차량파편과 노면에 검게 남은 타이어가 미끄러진 자국(스키드 마크)을 자세히 살펴봤다. 증거확보를 위해 사진촬영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사를 하던 중 옆에서 지나가는 덤프트럭에 옷깃을 스칠 뻔했다. 사고 도로 현장에서 종종 일어나는 아찔한 순간을 오늘도 겪는다.<b/>◇ 사무실에 난동 고객 찾아오다(17:00)= 현장조사를 마치고 관할 경찰서로 조사결과를 확인하러 간다. 갑자기 사무실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1년 전 보상팀 사무실을 찾아와 장해보험금이 적다며 칼을 휘둘렀던 사고 피해자가 또 다시 사무실을 찾아와 추가 합의금을 요구하며 난동을 피운다는 연락이다. 동료들이 위험했다. 자동차를 돌려 사무실로 향한다. <b/>◇ 보험금 불만고객 설득도 업무(18:30)=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미 사무실은 난장판이 됐다. 보상 직원과 피해자가 엉켜서 몸싸움을 벌인다. 누가 크게 다치기 전에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대화를 통해 피해자를 설득하고 보상 직원과 화해를 유도하다. 다행히 수습이 됐다. 난동을 피우던 고객이 집으로 돌아가다. <b/>◇ 퇴근길 제보자 만나 정보교류(20:00)= 오늘도 고단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피로를 풀고 싶지만 업무 때문에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평소 교류하고 있는 지역 제보자를 커피숍에서 만났다. 최근 사건사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심야 음주숨김 및 사기의심건이 있으면 제보를 부탁한다. 이제 집으로 귀가해도 될 것 같다.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 피로가 풀릴 것 같다.<b/>◇ 새벽에 제보전화 걸려오다(04:10)= 집에 들어가 아내와 아이들 얼굴을 보자마자 잠에 들었다. 꿈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일까. 휴대폰 소리다. 새벽 4시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목격한 제보자 윤 모씨로부터 음주운전 의심건으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화장실에 들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방에 들어가 옷을 입는다. 차를 타고 사고현장으로 이동한다. 현장에 도착해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현대해상에는 이 씨처럼 보험사기범죄를 막는 SIU 직원 약 50명이 이 시간에도 '보험정의'를 지키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활동 중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이종희 기자 2paper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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