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e삼성은 '과연' 실패만 한 것일까?

15년 전 핀테크 씨앗 뿌렸다는 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재용의 e삼성은 과연 실패만 한 것일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0년 설립을 주도한 'e삼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e삼성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실패의 역사로 기록돼 있지만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 시대를 맞아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이 e삼성의 모토로 삼았던 '금융과 정보통신(IT)의 결합'이 15년이 지난 지금 핀테크와 맞닿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출범 초기 e삼성은 14개 계열사로 구성됐는데 모두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이후 계열사 대부분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대부분 청산됐지만 에프앤가이드는 지금까지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자회사 에프앤자산평가를 만들며 국내 금융사의 핀테크 인프라 구축을 돕고 있다. 금융사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IT기술을 활용해 가공ㆍ분석한다. 에프앤가이드는 2013년에는 코넥스 상장까지 했다. 에프앤가이드도 2000년대 초반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경영진을 압박하는 대신 힘을 실어줬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는 "2005년 분사 전까지 누적 손실 규모가 190억원 가량이었다"며 "데이터 비즈니스는 초기투자가 중요한데 당시 삼성 내부에서 이를 이해하고 기다려줬다"고 회고했다. 초기 구축 비용이 많은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초창기 손실은 불가피한데 외부 평가가 너무 야박했다는 시각도 있다. e삼성 초기 멤버였던 다른 인사는 "IT 비즈니스를 명확하게 모르면 몇년 해보다가 접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하지만 삼성은 사업 부진에도 경영진을 문책하지 않고 기다려줬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e삼성이 삼성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흩어지지 않고 계속 사업을 이어갔다면 성과를 거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최원석 대표는 "e삼성을 두고 실패라고 단언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다르다"며 "e삼성이야말로 핀테크 초창기 모델이고 사실상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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