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비용은 날로 상승하는데 시험 응시료까지…'한국 HSK응시료 중국보다 낮다'
HSK 시험 응시료 5월 시험부터 최대 36% 인상3급~6급 시험 응시료 인상 폭 1만3000원~1만5000원…"부담 적지 않아"HSK 한국사무소 "중국국가한반서 중국과 비슷한 수준 인상료 인상 요청"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오는 5월부터 중국어 능력시험인 한어수평고시(HSK) 응시료가 최대 36%까지 인상된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중국어 구사능력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시험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 등은 각종 취업비용 증가에 이어 '악재'를 만났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27일 HSK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오는 5월16일 HSK 정기시험부터 시험 응시료가 4000원~1만8000원까지 최대 36% 인상된다. 응시 취소 시 환불 규정도 변경돼 기존에는 5일 전에 취소해도 반액환불을 받을 수 있었지만, 4월18일 정기 시험부터는 10일 전에 취소해야 반액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됐다.HSK는 중국어를 모국어로 두지 않는 이들의 중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만든 국제 중국어 능력 시험으로, 중국 정부기관인 '중국국가한반'이 출제ㆍ채점을 진행한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진학(進學)이나 취업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9만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통상 1~6급 등 총 6단계로 구성돼 있는 HSK는 6급으로 갈수록 고등한 언어구사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3급부터는 일상생활ㆍ학습ㆍ업무관련 기본적인 중국어 구사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학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ㆍ취업준비생들은 대체로 3~6급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이번 응시료 인상이 3~6급에 집중 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응시빈도가 낮은 1급의 경우 응시료에 변동이 없고, 2급의 경우 3만원에서 3만4000원으로 약 13% 인상되는데 그쳤다. 반면 수요가 몰리는 4급의 경우 5만원에서 6만8000원으로 1만8000원(약 36%), 6급의 경우 8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13000원(약 20%)까지 인상됐다. 다른 외국어능력시험과 비교해 응시료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한 해에만 207만8000여명이 응시한 대표적인 영어능력평가시험인 '토익(TOEIC)'의 경우 2012년 응시료가 3만9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7.7% 인상되는 데 그쳤다. 같은 해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도 응시료가 7만26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6% 인상됐다. 청년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이같은 응시료 인상이 '엎친데 덮친 격'이다. 토익 , 토익스피킹 등 영어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비용에 설상가상(雪上加霜) HSK 응시료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취업준비생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인어학시험 준비에 쓰는 비용이 한 달 평균 32만9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어학시험을 치루기 위한 응시료는 평균 10만2000원이었다. 해외 영업 직군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김정완(29)씨는 "취직을 위해 토익 900점을 만드는 데 응시료로만 42만원을 썼는데, 토익스피킹 응시료와 학원비를 더 하면 실제 비용은 더 크다"며 "이제 막 HSK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응시료가 오른다니 시험보다 비용 부담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5ㆍ여)씨도 "고작 유효기간이 2년 남짓한 자격증을 위해 응시료로만 10만원 가까이 내야 하는 상황이 정상적이진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취업난에 따른 스펙경쟁이 심화되며 청년들의 구직비용도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HSK 응시료까지 대폭 인상되면 안 그래도 어려운 청년 들이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며 "과연 응시료의 합리적 인상요인이 있었는지, 또 인상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HSK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한국의 HSK 시험 응시료는 중국의 그것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시험을 총괄하는 중국의 중앙기구 '중국국가한반'에서 전 세계에 대한 일원화된 관리를 위해 한국의 시험 응시료를 중국의 응시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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