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인사혁신처가 주도해온 공무원 인사시스템 혁신작업이 범정부 차원으로 확산되면서 그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료조직이 스스로 자신을 혁신토록 하는 셈이어서, 이 작업에 참여하는 민간 전문가들의 기여도에 따라 그 성과는 갈릴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26일 출범 100일을 맞아 공직 전문성을 높이고 개방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내용의 '범정부 인사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인사혁신추진위원회를 새로 만든다는 것이다. 총리실 산하에 설치되는 추진위원회는 인사혁신 사례를 전부처에 공유하고 장기적 인사시스템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국무조정실장과 민간 전문가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차관급으로 구성된 정부쪽 위원 9명과 비슷한 수의 민간쪽 위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장도 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한다. 당장 인사혁신처의 고유 업무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황서종 인사혁신처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진위원회는 인사혁신처가 발제해서 만들어진 기구이며 정부 3.0추진위처럼 의사결정하는 기구가 아닌 협의기구"라며 "인사 관련 정책의 결정이나 심사를 하는 기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혁신처 신설을 결정하면서 민간 인사전문가인 이근면 삼성광통신 경영고문을 처장으로 영입한 취지와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민간 전문가를 통해 공직인사시스템에 효율과 경쟁적 요소를 넣겠다는 게 대통령의 의중인데, 인사혁신의 주도권을 다시 관료조직으로 되돌리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이 처장은 "의제와 운영의 책임을 인사혁신처장이 갖고 위원 선임도 주도적으로 했기 때문에 인사혁신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차관급인 인사혁신처장이 여러 부처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어 불가피하게 국무조정실을 활용하게 된 것이란 설명도 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두는 것이 조정권을 행사하기 쉬울 것이란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했으며, 정부 전체의 모습으로 인사혁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국무조정실이 개입되는 게 좋겠다는 판단도 했다"고 전했다.이 처장은 인사혁신추진위원회의 민간 위원장에 대학교수와 기업인 등 2명을 뽑아 인사권자인 국무총리에게 추천했다. 위원 구성이 완료되면 2달에 한 번 꼴로 회의를 열 것이라고 이 처장은 밝혔다.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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