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리는데 투자처 못 찾아…亞펀드 운용자산 중 31%만 투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투자금은 쌓이는데 투자처를 찾기는 힘들다.' 아시아 헤지펀드에 묶인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시아에 투자하는 헤지펀드 '베어링 아시아 에쿼티 펀드'가 이날 40억달러 규모로 설정을 완료했다. 40억달러는 아시아 헤지펀드 설정액 규모로는 역대 네 번째로 큰 것이다. 올해도 여전히 아시아 투자 헤지펀드에는 돈이 몰려들 조짐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 해 고민이다. 펀드정보업체 해밀턴 레인에 따르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헤지펀드의 운용자산 할당률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뒤처진다. 미국과 유럽 헤지펀드의 할당률이 53%인데 반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기타 지역 헤지펀드는 1300억달러의 운용자산 중 31%를 투자하는데 그친 것이다. 거꾸로 말해 아시아 헤지펀드에 묶인 자금이 900억달러에 이르는 셈이다. 펀드 투자가 지연되면서 수익률은 낮고 투자자들이 투자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있다. 기타 지역 헤지펀드에서는 1달러가 투자됐을 경우 55센트 이상 수익을 회수한 해가 2006년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투자한 뒤 원금을 회수하는데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자신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로 중국 경기 둔화와 아시아에 폐쇄적인 가족 기업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헤지펀드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기업공개(IPO) 시장인데 아시아 지역의 경우 IPO에 대한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해밀턴 레인의 델가도-모레이아 이사는 "아시아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신중해지고 있다"며 "그들은 실제로 많은 기회를 찾지 못 하거나 과도한 자신감을 갖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시장 투자자들은 많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지만 아시아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투자됐던 투자금도 회수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TPG캐피털과 어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2007년 차입매수를 통해 15억달러에 싱가포르 반도체 회사 UTAC를 인수했는데 현재 투자금 회수를 위해 UTAC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헤지펀드는 290억달러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다. 아시아 헤지펀드 중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했던 펀드는 2013년 설정된 KKR 아시안 펀드로 60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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