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원에도 보안 등 이유로 꺼려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국내ㆍ외에서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접목한 '핀테크'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기존 은행권이 핀테크 스타트업과 제휴하는 경우가 드물어 기득권을 가진 기존 금융사가 핀테크 활성화에 의지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제휴는 감감무소식이다. 은행들이 여전히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보안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꺼리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새로운 지급결제 기술로 주목을 받았던 A핀테크 업체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고가 나면 전자금융업자뿐 아니라 은행도 처벌받는 쌍벌적 규제 환경인데다 은행 스스로도 의사결정이 보수적이어서 제휴가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른 핀테크 기업 대표도 "은행 혼자 불가능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핀테크인데 은행은 아직도 이를 밥그릇 싸움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위 출입기자단 송년모임에서 핀테크 혁명에 대해 40여분간 직접 강의할 만큼 금융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핀테크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신 위원장의 의지가 현장까지는 깊이 스며들지 않는 모양새다.시중은행도 나름대로 고충은 있다. 핀테크 기업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오더라도 각론을 따지면 당장의 금융환경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들은 원초적인 서비스를 툭 내놓고 도입해달라는 경향이 있는데 거기에 딸린 법률적 이슈가 만만치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그러나 금융권이 좀 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선진국 사례처럼 은행이 핀테크 기업에 직접 투자해 육성하는 사례가 한국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은 '핀테크 이노베이션 랩(FinTech Innovation Lab)'을 설립해 핀테크 기업들에 연간 수십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