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나침반 없는 배는 항로에서 벗어나듯 하나의 단체를 이끌어 가는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는 전 직원을 아우를 수 있는 화두가 필요하다. 세상에는 좋은 말들과 좋은 화두가 참 많이 있지만 그 중에 나에게 맞는 것이 어떤 것인지 꼽아 내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가 옳은 말이고, 또 모두가 2%씩 모자람이 있기 때문이다. 30여년 전,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하나는 남들과 같은 일반 한의사가 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허리 병을 고치는 한의사가 되는 길이었다. 나는 길이 닦여 있지 않은 척추전문 한의사를 선택했고, 가전의 비방을 발전시키고 당시에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한방수기치료법인 추나요법을 발굴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다 보니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 때마다 "허리 병만은 꼭 정복해 내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생각하고 힘을 내곤 했다. 이러한 시간을 지나 보내고 자생한방병원을 세워 이끌어 가며 최고경영자(CEO) 신준식으로서 가슴에 세기는 화두 하나는 바로 '두잉(Doing)의 법칙' 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나치게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라는 말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들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성공하려면 무조건 실행하라'가 내 지론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직원들에게 '즉시 시작하라. 무조건 시작하라'고 이야기 한다. 실천하지 않으면 과정도 결과도 나오지 않는다. 기업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도전이고, 도전하기 위해선 행동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할까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부서에서 회의를 시켜보면 '일을 하고 보자'는 쪽과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이 반으로 나뉘어 의견이 팽팽하다. 이럴 때 나는 '일을 하고 보자'는 쪽을 택한다. 'Doing 의 법칙'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계획과 기획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다 보면 아무리 기획이 잘 되었다 하더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Doing의 법칙은 생각과 기획으로 오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일단 행동에 옮기고 나서 기획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검증해나가고 부족한 점은 실행하면서 수정해가자는 취지다. 시작이 절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작을 하면 일단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오게 된다.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걷는 것부터라도 바로 시작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계획만 세우고 생각만 하다가 십 년이 간다. "해봤어? 가봤어? 먹어봤어?" 물으면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이론은 더 많다. 일단 해봤고, 일단 갔다 왔고, 일단 먹어봤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사물의 이치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Doing의 법칙은 일단 어떤 일이든 실행하면서 미흡한 점을 찾아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다. 입증의 성과물인 과학이라는 것도 실험실에서 실험을 통해 하나하나 증명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 간에 의견대립이 있거나 중요한 제안사항이 있을 때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Doing의 법칙으로 실행을 해서 동료와 상사에게 먼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또 Doing의 법칙으로 팀워크를 이끌어내 일을 추진해야 한다. 솔선하여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는 조직에서 중요한 인재로 인정받게 된다. 항상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댄다. 항상 눈치만 보며 쉽게 가려하고, 안 하려 하는 사고, 직장 내에 하고자 하는 열정이 부족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늘어난다. 모두가 "내가 아니면 안 돼" 하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하고 보는 Doing의 법칙을 따라 솔선하게 되면 본인도 능력이 개발되고 회사에서 절대로 필요로 하는 소중한 인재가 될 것이다.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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