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윤의 라커룸]양현종의 도전, 이제 시작이다

프로야구 KIA의 왼손투수 양현종[사진=김현민 기자]

양현종(26ㆍKIA)의 도전은 잠시 중단됐다. 프로야구 KIA 구단은 26일 양현종에 대한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양현종도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구단에 미국 무대 진출을 도와달라고 요청까지 했던 양현종에게는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양현종은 누구나 할 수 없는 큰 경험을 했다.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야구계에서는 양현종이 김광현(26ㆍSK)보다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투구동작이 안정됐고, 다양한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현종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평가는 후하지 않은 편이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8)은 "최근 3~4년간 성적에 기복이 있었고 특히 올 시즌 전ㆍ후반기 성적(전반기 18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6 / 후반기 11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5.79)의 편차가 컸다"고 했다. KIA 구단은 심사숙고를 거쳐 고통스럽지만 현명한 선택을 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왼손투수가 합당한 대우를 받기를 원했을 것이다. 양현종은 구단의 자랑이기도 하니까. 또한 프로 구단의 입장에서 헐값에 기둥투수를 팔아치울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소속팀 에이스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자존심이 상했을 광주 팬들의 '팬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의 도전과 의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더 높은 수준에서 싸워 보고 싶다는 승부사의 심장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양현종은 지금의 경험을 간직하고 새겨야 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왜 유예해야 했는지, 과정과 결과 모두 곱씹어보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양현종의 나이 올해 겨우 스물여섯이다. 내년 11월 1일 이후에는 언제든 다시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양현종의 도전은 우리 프로야구에도 시사점을 남겼다.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진정 프로다운 도전이 무엇지 고민하게 했다.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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