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몸값의 비밀 '투구폼+다양성'

양현종,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다루는 구종 다양, 부드러운 폼이 강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양현종[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이제는 양현종(26ㆍKIA)의 차례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ㆍMLB) 사무국은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양현종에 대한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요청받고, 서른 개 구단에 이 사실을 통보한다. 미국 시장의 반응은 빠르고도 적극적이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명문구단이 관심을 보인다는 뉴스가 잇따랐다. 그러나 포스팅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는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갈지 알 수 없다. 양키스와 보스턴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포스팅에 참여할지 알 수 없다. 김광현(26ㆍSK)의 포스팅 금액이 '200만달러(약 22억원)'로 생각보다 낮았던 예에서 보듯 미국 시장의 생리는 예단하기 어렵다.◆ '사이즈' =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은 몸값이 비싸다. 최소 5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이다. 그만큼 특별한 경기력을 지닌 선수로 분류된다. 한 시즌 동안 순번을 거르지 않고 던질 수 있는 체력과 강력한 공을 갖춰야 한다. 강력한 타자들을 자주 상대하므로 짧게 던지는 중간투수나 마무리투수에 비해 던질 수 있는 공도 다양해야 한다.특히 메이저리그 구단은 체격 중에서 키를 중요하게 본다. 같은 구질이라도 공을 놓는 지점이 높아야 위력이 강하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의 평균신장은 187㎝다. 양현종은 183㎝. 평균보다 4㎝ 작지만 결정적인 약점은 아니다. 주무기는 최고구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평균 135㎞짜리 슬라이더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여 삼진(올 시즌 165개ㆍ탈삼진 부문 3위)을 많이 잡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양현종[사진=김현민 기자]

◆ 다양성 = 김광현이 저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직구와 슬라이더에 크게 의존하는 단조로움이었다. 양현종은 김광현에 비해 던지는 공의 종류가 다양하고 효과적이다. 시속 130㎞대 체인지업과 시속 120㎞대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진다. 두 구종으로 유인을 하기도 하고 삼진을 잡거나 범타를 유도할 때도 사용한다. 반면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이외의 공은 '버리는 공'으로 사용할 경우가 많다.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8)은 "직구와 슬라이더에 체인지업, 커브까지 구종을 폭넓게 구사한다는 점은 선발투수로서 양현종의 강점"이라며 "메이저리그 투수코치들은 새 구종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의 구종을 심화ㆍ발전시키는 쪽을 선호한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을수록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내구성 = 크게 다친 적이 있다거나 앓은 적이 있는 선수는 구단 입장에서 볼 때 위험 요인이다. 비싼 값을 치르고 데려온 선수가 아파서 경기에 못 나가면 팀의 경기력과 구단의 재정 양쪽에 큰 손해다. 특히 부상 경력은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이 중시하는 꾸준함 면에서 감점요인이 된다. 김광현은 가벼운 뇌경색을 앓은 일이 있고 왼쪽 어깨를 다친 적도 있다. 스카우트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고, 구단들은 그에게 큰 돈을 쓰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양현종 역시 꾸준함에서 약점이 있다. 양현종은 최근 3~4년간 성적이 좋지 못했다. 2010년에 서른 경기에 나가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나마 벌써 4년 전. 2011년에는 왼쪽 어깨를 다치기도 했다. 올 시즌 후반기 성적이 나빴던 점도 감점요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를 평가할 때 후반기 성적에 더 주목한다. 체력과 내구성,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주기 때문. 양현종은 전반기 열여덟 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6, 후반기 열한 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 MLB FA 시장 =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대어급 선발투수들이 여럿 나왔다. 존 레스터(30ㆍ오클랜드ㆍ32경기 16승 11패 평균자책점 2.46)와 맥스 슈어져(30ㆍ디트로이트ㆍ33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3.15), 제임스 쉴즈(33ㆍ캔자스시티ㆍ34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21) 등이다. 한 시즌 15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에이스들로, 양키스와 보스턴 등도 눈독을 들이는 투수들이다. 영입을 위해서는 6년 이상의 다년 계약에 1억5000만달러(약 1643억원) 이상을 쏟아부어야 한다. 송 위원은 "이미 검증된 에이스급 투수들이 시장 나온 상황이라면 (양현종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