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기업들의 중요한 자금조달 창구인 홍콩 주식시장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공개(IPO) 장소로 홍콩 대신 미국 등 다른 나라를 택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홍콩 증시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것은 올해 상장한 중국 기업의 수익률에서 드러난다. 올해 홍콩에서 IPO를 단행한 중국 기업은 35개다. 이들 기업 가운데 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업체는 18개뿐이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12개 중 11개의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1%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수익률 33%와 대비되는 실적이다.중국 본토 증시와 해외 증시까지 모두 합쳐 올해 중국 기업이 가장 큰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선전 증시로 150%에 육박한다. 이어 상하이(上海)·뉴욕·나스닥 순이다. 홍콩 증시의 수익률은 5위에 그쳤다.올해 중국 안팎에서 IPO를 단행한 중국 기업은 모두 200개다. 이들 기업이 끌어 모은 자금은 525억달러(약 57조4087억원)에 이른다.지난 9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금까지 68% 뛰었다. 상하이에서 무위안(牧原)식품의 주가 상승률은 130%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상하이에 상장한 산시(陝西)석탄의 주가는 지금까지 50% 올랐다.반면 지난 8월 홍콩에 상장한 세계 최대 양돈업체 WH그룹의 주가는 지금까지 16% 빠졌다. '중국판 소더비'로 불리는 경매업체 바오리원화(保利文化)의 경우 지난 3월 홍콩 IPO 이후 주가가 25% 하락 중이다.홍콩은 중국 기업들에 거의 유일한 해외 자금 조달 통로였다. 내로라하는 중국 기업의 IPO는 홍콩 증시의 거래량을 늘리고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곤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영국 등 다른 증시로 고개 돌리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FT는 특히 자금조달 규모가 큰 본토 대기업들이 홍콩증시를 택하던 상장 관행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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