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는 take off의 약자이다. 테이크 오프는 옷을 벗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해고하다, 이륙하다는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어디에 입사를 하려고 할 때 티오가 있으냐고 할 때의 티오는 table of Organization(인원 배정표)를 가리킨다.(한국선 쓰지만 미국에선 잘 쓰지 않는 말이라고 한다.) 테이크 오프는 비행기같은 날 것의 이륙을 뜻한다. 경제가 안착하는 것을 비유하여 소프트랜딩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그것에 맞서는 말인 소프트 테이크 오프는 왜 잘 안 쓰는 걸까. 비행기를 타보면 지상에서 이륙하는 순간은 포착하여 느끼기가 어렵다. 대신 공중에서 지상으로 착륙하는 순간은 지면에 바퀴가 닿는 느낌이 생생하여 아슬아슬한 기분을 갖게 된다. 멈춰 있는 땅과 허공을 달리던 비행기가 만나는 순간의 속도와 움직임의 차이가 그런 터뷸런스를 만들어낸다. 인간은 이 때의 속도를 제어하여 부드럽게 내려앉으려 하는 것이다. 이륙할 때는 오히려 가속도를 붙여 띄운다. 이를테면 하드 테이크 오프가 기본인 셈이다. 글을 쓰거나 기획을 하기 위해, 혹은 목표를 지니고 집중적인 독서나 취재를 하기 위해, 본격적인 몰입에 들어가는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 삶이 산만해진 것일까. 아니면 나이와 관련 있는 것일까. 핵심적인 일은 5시간이면 충분한데 그 '발동'이 걸리는 시간까지 허튼 시간이 너무 많다. 이것은 편의상 '티오타임'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한번 이륙하면 속도가 붙고 생산성이 치솟아 '괴력'처럼 지적 활동이 이뤄지는지라 그 속도와 '필'이 아까워 몰아치기로 일을 할 때가 많다. 예전에는 티오타임이 짧기도 했지만, 쉽게 본격적인 작업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주어진 일을 늑장부리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본궤도 주변에서 맴도는 시간들 때문에, 늘 허겁지겁 마감에 쫓긴다. 이걸 어떻게 좀 바꿔볼 순 없을까. 아무래도 나날이 주어진 업무들과 긴장된 조직생활이, 집중력과 자기 제어를 떨어뜨린 것 같다.티오타임을 줄이는 일에 대해 고민을 좀 해야할 것 같다. 평생 비행기를 모는 사람처럼 허공의 뜬 구름들을 신나게 잡아야 하는 미션을 자임하는 자로서 이륙이 시원찮은 건, 비행기 연비의 문제이다. 몰입 진입력을 높이자. 그래야 비행이 안정감있고 유쾌해진다.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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