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명 다음카카오인의 '선장'으로 처음 나서…출범 당일 '통 큰 축제' 마련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다음카카오호(號)가 건조됐다. 이제 첫 항해를 떠난다. (뚜우우 뱃고동 소리)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회사를 만들어갈 자신 있다. 무거운 짐, 상처받은 마음 내려놓고 새 배에 타자."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300명의 다음카카오인들 앞에 섰다. 1일 성대하게 열린 '다음카카오 Be the One 페스티벌'에서다. '하나가 되자'는 주제에 걸맞게 그는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는 형식이 아닌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격려하는 데 주력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월 합병을 결정하고 1일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하기까지의 과정을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4개월"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상실감에 힘들어했던 것을 안다. 모두 내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합병 과정에서의 진통을 언급했다. 특히 조직개편이나 임금 등 복지 면에서 기존 카카오 멤버들보다 소외된 다음 출신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이어 2300명의 다음카카오인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이 많은 사람들이 탄 배의 선장이 된 것이 두렵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더 나아가고 행하는 것이듯 나도 용기를 내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카카오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가자"고 강조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은 김 의장이 일찍이 회사 비전으로 내세우며 구성원들에게 수차례 전했던 표현이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이고자 오늘의 축제를 준비했다. 마음껏 즐기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며 인사를 마쳤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축제는 그의 말처럼 '마음껏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음카카오 통합법인 출범일인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브라이언과 2300명 다음카카오인'의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김범수 의장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전체를 빌렸고 야외마당은 다음카카오의 출범을 기념하는 풍선으로, 컨벤션센터 외벽은 축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으로 장식했다. '밤샘파티'를 위해 3인 객실 109곳을 빌렸고 2500인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야외에서 뷔페식으로 이뤄진 저녁식사 자리에선 프랑스, 그리스, 스페인, 터키, 인도 등 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가수 전인권씨 등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다음카카오인들은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준 까만색 후드집업을 맞춰입고 '하나 되어' 축제를 즐겼다. 등 뒤엔 'd,a,u,m,k,a,k,a,o' 중 한 글자가 랜덤으로 새겨져있었고 목엔 자신의 영어이름이 적힌 명찰을 걸었다. 호텔 마당은 대학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트램펄린, 클라이밍을 즐기고 스티커사진을 찍는 등 각 부스별로 '놀 거리' 천지였다. '솔로인 직원들, 서로의 짝을 찾아보세요'란 메시지가 적힌 '다음카카오 솔로매칭'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즉석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음카카오인들은 "지구에서 가장 즐거운 회사를 만들자"고 외치며 날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축제에 흠뻑 취했다.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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