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훈풍, 욕실 안까지 불어온다

▲위생도기 및 타일 판매점에 제품 샘플이 나열돼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주택거래량이 늘어남에 따라 건축자재 또는 위생도기, 내장타일 업체 등의 매출이 늘고 있다.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이사 가는 새 집 욕실을 통째로 맡기는 분들이 부쩍 늘었어요."최근 욕실 자재 전체를 패키지로 묶어 리모델링하는 '토털 바스(Total Bath)'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7·24대책'을 발표한 지난 7월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7만6850건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4%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앞선 6월에도 7만3108건을 기록했는데 이미 정부 정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취득세 영구 인하 등에 이어 올해도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택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전세가 아닌 매매의 경우 구입한 주택에 대한 수리나 리모델링 수요가 발생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축자재 또는 위생도기 등 관련 업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위생도기 제조 및 판매업체인 대림비앤코의 경우 상반기 702억9964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4%나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억5889만원과 4억3044만원으로 전년 동기 8억8492만원, 23억8139만원 적자에서 모두 흑자전환했다. 아이에스동서도 상반기 요업사업(위생도기·타일)부문 매출이 751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36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억1500만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오정아 대림비앤코 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가격 경쟁력을 중시했던 단품 위주의 건설사 대상 특판에서 개별 자재와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통합적인 디자인까지 제공하는 개인고객 대상 토털 바스로 일찌감치 사업방향을 전환하면서 올 상반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위생도기 판매점 관계자는 "보통 6~8월은 비수기임에도 올해는 유달리 판매량이 많은 편이었다"며 "이사하거나 집을 구입하면서 욕실 통합 리모델링을 맡기는 프로젝트 단위의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위생도기뿐만 아니라 욕실이나 거실 벽 등에 사용되는 내장타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기정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전무는 "올해 초 내장타일 출하량이 평균 180~190㎡ 정도였던 데 비해 5월 이후 계속 늘기 시작해 요즘은 한 달에 250㎡ 정도 나간다"고 말했다. 반면 "보통 새 집을 지을 때 쓰이는 바닥타일의 출하량은 큰 변동이 없다"며 "보통 업계에서도 기존 주택 리모델링에 주로 쓰이는 내장타일 출하량이 늘면 주택시장이 살아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4만26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7월 6200건에서 8월 6800여건으로 늘어났으며 '9·1대책' 발표 이후 이달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3104건을 기록해 올 8~9월(9월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치) 아파트 거래량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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