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브로드밴드, 셋톱박스 부족으로 가입자 모집 중단 및 지연-UHD 방송 콘텐츠 부족도 심각[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이달 초 서로 '국내 1호 가입자 유치' 등을 내세우며 초고해상도(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던 KT와 SK브로드밴드가 출시 보름 만에 꼬리를 내렸다. UHD 콘텐츠 제공업자와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콘텐츠 확보에 실패한데다 셋톱박스 기기도 부족해 가입자 모집을 전면 보류한 상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UHD 가입자 모집을 10월 말까지 잠정 중단했다. 지난 1일 국내 1호 가입자를 유치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 상담원에게 UHD 서비스에 가입하고 싶다고 문의하자 "10월 말까지 가입이 중단됐다. 11월 초에 다시 가입을 받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역시 '1호 가입자' 운운하던 KT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입은 받고 있지만 지금 신청해도 10월 이후에나 설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이 같은 이유는 UHD 방송의 필수 장비인 셋톱박스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셋톱박스 초도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욕심내다가 역풍을 맞고 말았다"며 "UHD 시장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고 지적했다.UHD 전용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KT의 올레tv에서는 채널 1번인 다큐·패션 채널에서만 UH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KT는 연말까지 500여편의 UHD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마저도 기존에 출시된 주문형비디오(VOD) 등 일반 콘텐츠를 기계적으로 업스케일링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기존에 나왔던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 등을 VOD 형태로 제공할 뿐 새로운 콘텐츠는 전무한 상황이다.콘텐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현재 IPTV 업체와 UHD 콘텐츠 제공업체 사이에서 콘텐츠의 가격을 두고 줄다리기가 팽팽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이니 만큼 이해 당사자 간에 처음 산정된 가격이 곧 일반적인 시장 가격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서 기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 UHD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우리가 수용하는 범위 밖의 금액을 부르고 있다"면서 "서로간의 접점을 찾는 데 앞으로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측도 "수익성을 고려하면서 콘텐츠 업체의 요구를 마냥 받아들 수 없다"며 가격 협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도 이달 중 자사의 IPTV 서비스인 U+tvG에서 UHD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셋톱박스와 콘텐츠 수급이 원할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IPTV 3사의 UHD 사업이 초기부터 맥 빠진 상태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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