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가 화합의 첫 출발 ...‘화해 전도사'와 '갈등의 조정자' ‘소통의 달인’ 이라는 닉네임 얻어 민선 2기, 민선 5· 6기까지 3선 구청장 올라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성장현 용산구청장(59)은 ‘화해의 전도사’ '갈등의 조정자'란 별명을 갖고 있다. 타고난 심성 자체가 온화한면도 있지만 성 구청장이 가는 곳마다 화해와 화합의 기운이 돌기 때문이다.20년을 넘게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해온 사람치곤 쉽지 않은 면임이 틀림 없다.성 구청장은 올해로 35년 동안을 용산구에서 살아온 ‘용산사람’이다. 그는 본인 또한 ‘구청장’이라는 타이틀보다 ‘진짜 용산사람’이라 불리는 것을 더 반긴다. 누구를 만나든 용산 얘기만 나오면 눈을 부릅뜨며 지역 사랑을 나타내 지인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또 “두 아들이 태어난 곳이 바로 이 곳이며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곳이 용산”이라고 말해 주민들은 동네 이웃처럼 그를 친근하게 생각한다. 성 구청장은 1· 2대 구의원을 역임한 이래 1998년에는 서울시 최연소구청장 기록을 달성하며 민선 2기 용산구청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선거 전 국민일보 후원회장을 맡고 있던 교인들과 식사를 하고 44만원을 카드로 결제한 것이 화근이 돼 구청장 2년을 하고 벌금 100만원을 받아 낙마했다.이후 10년간 무명의 타이틀로 인고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성 구청장은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이 크다”며 “나 자신보다도 나를 믿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 대한 죄스러움에 견디기 힘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이런 인고의 계절도 헛되이 보내지 않아 대학원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는 등 자기계발의 노력을 계속했다. 또 사소한 주민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한 주민들과 접촉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10년6월 민선5기 선거에서 용산구민들은 성장현 후보의 뚝심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높이 사 결국 용산구청장이라는 직책을 맡겼다. 10년만의 화려한 귀환이었다.일부에서 10년 동안의 설움을 겪은 성 구청장이 취임 이후 용산구에 태풍이 불 것이라는 풍문들이 돌았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성 구청장은 취임 이후 보인 행보는 바로 ‘화해’였다.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사, 의전 등 구청을 총괄하는 총무과장을 유임시켰다. 전임 구청장 재직 당시 총무과장을 같이 간 곳은 25개 구청 중 노원구와 딱 두 곳 뿐이었다. 게다가 2년이나 더 총무과를 맡기고 요직 중 하나로 불리는 홍보담당관으로 전보 조치한 후에는 국장 승진까지 시키는 등 화해의 행보를 행동으로 보였다.이런 행동을 본 직원들이 성 구청장을 믿고 따르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또 2010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당적이 다름에도 부구청장 요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해 부산대학교 출신 인사를 부구청장으로 임명해 민선 6기가 새롭게 출범한 지금도 부구청장으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성 구청장의 탕평 인사 정책이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내부 직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화해 움직임은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성장현 구청장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이와 함께 성 구청장은 당은 비록 다른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과도 인간적으로 대해 정치적으로 껄그러운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다. 이런 결과 이번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시장보다 표가 더 나온 용산구에서 구청장 선거에 상대 후보에게 6000여표 차로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대부분 평가는 30년이 넘는 용산생활과 지역 일꾼으로 각인된 성 구청장의 경쟁력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4년 동안의 ‘화해’와 ‘소통’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구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성 구청장은 이번 선거 당선 이유가 무엇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진정성’과 ‘신뢰’라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구성원 간 화합을 위한 첫 출발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그는 구청장으로서 낮은 자세로 구민의 말에 귀 기울인 것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성 구청장이 민선 5기에 이어 민선 6기에 다시 당선된 것은 끊임 없이 주민들을 위해 앞장 서 노력한 결과다.성 구청장은 2010년 구청장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매주 목요일을 ‘구민과 대화의 날’로 지정, 집무실을 개방하고 하루 종일 구민과 만났다.어떤 조건도 없이 구청장과 대화를 원하는 모든 민원인을 만났으며 2013년 연말까지 무려 132회에 걸쳐 1244명이 집무실을 찾았고 693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더 나아가 2012년부터는 집무실을 찾아오는 구민 뿐 아니라 직접 현장에 나가 구민의 의견을 듣는 ‘동 현안 소통’을 추진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총 9500여명의 주민을 만나고 667건에 달하는 민원을 처리했다. 성 구청장은 “설사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구청장이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은 대부분 만족해하신다”며 “이런 소통 정책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임은 물론 갈등을 조정하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이런 행보 덕분에 대외적으로 성 구청장은 ‘소통의 달인’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성 구청장의 ‘화해’를 위한 핵심 정책이 또 있다. 용산 구민의 총체적인 의견을 모으기 위한 각종 주민참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명예구청장’, ‘명예국장’, ‘명예동장’ 제도를 통해 각계각층의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명예구청장’에는 구청장 선거 당시 경쟁자이자 전임 구청장 재임 당시 부구청장이었던 인사를 섭외하는 등 이른바 당적이 다른 인사까지 포용하는 파격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서 용산의 미래를 위한 고견을 가리지 않고 듣기 위함이라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명예구청장은 언론계, 경제계, 문화계 등 주요 인사 13명이 용산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명예국장은 감사, 행정, 복지, 도시 등 7개 분야 112명, 명예동장은 16개 동별 2~3명 씩 총 71명이 활동하고 있다.성 구청장은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체장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그는 2010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효창원 내 의열사 제전을 부활시키는 등 일제 치하 독립투사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기고 호국정신을 기르기 위한 행사를 정례화하기도 했다. 성 구청장은 “우리는 과거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하며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구청장으로서 용산을 위해 헌신한 용산사람으로 역사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용산은 현재 전 지역의 80%가 재개발 지역일 정도로 ‘개발’이 화두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 개발정책에 있어서도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그는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재개발전담팀을 만들어 개발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났으며 실제로 중재자로 나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용산역 앞 집창촌 터에 포장마차와 재개발조합의 갈등에 있어 구가 중재자로 나선 사례가 있다. 포장마차는 원래 무허가 영업이라 버틸 근거도 보상을 요구할 권리도 없으나 상생 차원에서 구는 원만한 합의가 되도록 양측을 설득했고 재개발 조합은 당장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부 부지를 25개의 포장마차에 잠시 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약 2년 동안 부지를 내주고 기간이 종료되면 철거를 받아들인다는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밖에도 그는 도시개발분쟁조정위원회라는 제도를 통해 재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당사자 간 분쟁을 합리적으로 중재·조정,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원활한 재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위원회는 2010년 하반기부터 2012년 하반기 까지 크고 작은 약 30건의 분쟁을 해결했다. 이와 함께 성 구청장은 7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위해 서울시와 적극 협력,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부이촌동 일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이면도로 차도 포장 ▲이촌로 보도포장 ▲이촌로 가로등 개량 ▲아파트 벽면 시위문구 도색 ▲중산아파트 위험시설물 옥상보수 ▲마을 북카페 조성 ▲서부이촌동 아름다운 간판사업 ▲한전주 지중화 공사 ▲청소년 휴카페 설치 및 조성 ▲서부이촌동 CCTV 교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서부이촌동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는 용산지구단위계획(서부이촌동) 가이드라인 재정비 용역이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진행과정에 가이드라인 구성을 위한 블록별(3개) 주민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용산 사람’ 성장현 구청장의 용산 구민 섬김은 계속될 것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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