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 트렌드, 반도체 등 부품 분야서 선회…스타트업 발굴 육성 프로그램도 마련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의 투자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반도체나 발광다이오드(LED) 등 부품분야에 투자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소프트웨어(SW)나 스마트홈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다. 아예 스타트업(초기기업)을 발굴, 육성시키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Smart things)를 인수한 데 이어 나흘 만인 19일 미국의 공조제품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스마트싱스는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로 여러 가전제품과 모바일 기기를 한 데 묶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체제(OS)에 관계 없이 기기들을 연동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전략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콰이어트사이드는 시스템 에어컨 등 공조제품 유통 전문업체이지만, 삼성전자는 이 회사 인수를 계기로 북미 공조시장 공략은 물론 기업간 거래(B2B), 스마트홈 등 신사업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 현지에서 새로운 기업들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 15~20개 팀이 여러 단계의 기업을 육성하고 있는 상태며, 가전ㆍ전자ㆍ모바일 기기 연동, 스마트홈 솔루션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스마트싱스를 인수하는 데 중점적인 역할을 한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소속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OIC는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기업 발굴을 위해 2012년 말 설립한 곳으로, 실리콘밸리 내에 위치하며 현지 기업을 지원하거나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업 육성 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등 핵심 인력까지 채용하는 데 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OIC는 지난해에 전반적인 세팅을 마친 상태"라며 "최근 진행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 인수가 첫 성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OIC 부사장 역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더 많은 투자와 인수, 파트너십 계약이 계획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이 미국에서 투자할 기업을 찾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홈 시장이 개화하면서 안드로이드, iOS 등 여러 운영체제를 통합할 아이디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투자 경향이 과거와는 확연이 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M&A는 2010년 이전까지는 주로 반도체 분야에 국한됐다. 비메모리 등 취약 부문의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해 설계 전문업체 등을 인수하는 전략이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앱 서비스, 스마트콘텐츠, 소프트웨어, 스마트홈 솔루션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수ㆍ합병 방식도 전통적인 법인 인수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와 인적자산 인수, 특정사업부 분할 인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투자 과정도 바뀌고 있다. 부품사업에 집중할 당시에는 각 사업부에서 투자할 기업을 발굴하는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해외 현지에서 기업을 육성ㆍ발굴하고 사업부와는 필요시 협업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IT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생 기업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대박'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 등에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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