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7일 기자회견을 한 뒤 머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도지사 부임 50여일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남 지사가 큰 아들의 후임병 구타(가혹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진정성'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사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구타' 통보받은 뒤 15일 SNS에 음주 글 올려 남 지사는 지난 15일 광복절 저녁 10시께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내용은 이렇다. "수원 나혜석거리에서 호프 한잔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도 짱~입니다. 아이스께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시키고 있네요-나혜석 거리에서"라고 글을 올렸다. 이 글 내용만 보면 경건해야 할 광복절에 술을 한다는 내용이 다소 부담스러울 뿐 별다른 시비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남 지사가 자신의 큰아들의 병영 내 구타 사실과 관련해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헌병대로부터 통보받은 시점이다. 남 지사는 지난 13일 헌병대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결국 아들의 후임병 구타사실을 확인하고도 이틀 뒤 음주를 하며 SNS에 글을 올린 꼴이 됐다. 17일 두 차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남 지사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이유다. ■남 지사, 15일자 군대 간 아들 걱정 기고문도 '논란' 중앙지 A매체는 지난 15일 '나를 흔든 시 한 줄' 코너를 통해 남경필 지사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또한 남 지사가 헌병대로부터 장남의 구타사실을 통보받은 이틀 뒤다. 남 지사는 기고문에서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시를 소개한 뒤 두 아들을 군에 보낸 소회를 전했다. 그는 "자식 걱정에 밤잠 못 이루는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심정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고 병영 폭력문제와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둘째 아들이)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며칠 전 휴가 나온 둘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걱정 붙들어 매시란다"고 적었다.경기도 관계자는 "기고문은 장남의 일을 군에서 통보받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일간지에 보낸 것"이라며 "기고문에 나오는 병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장남이 아니고)차남"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네티즌 아이디 'toma****'는 "인정하고 고개 숙이는 자세는 인정합니다만, 처벌 제대로 받을까 의문이네요. 처벌받고 정신차려야 하는데…"라고 글을 올렸다.아이디 'ran*******'는 "광복절에 실린 남 지사의 기고문을 보니 이번 사건이랑 맞물려서 참..실소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남 지사 사과에도 시민들 분노 분출남 지사는 아들의 병영 내 후임병 구타행위에 대해 17일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네티즌 아이디 'wb52****'는 "그래가 무슨 나랏일을 하겠노, 집안단속부터 하시지. 실망함"이라며 남 지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이디 'kyj1****'는 "장난으로 성희롱하고 가혹행위한 아들 잘못키운 죄로 사퇴하시고 백의종군 하세요, 계속 버티시면 욕 더드시고, 더 이상 정치하시기 힘드실 겁니다"라며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상당수 네티즌들도 남 지사의 진성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퇴 등을 촉구했다. 앞서 강원도 철원 모 부대에서 현역 복무 중인 남 지사의 장남은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군 당국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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