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의 스피드건]체육부대, 제2의 김병장 막으려면

김원중 병장

은퇴한 피겨스타 김연아 씨(24)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김원중 병장(30) 등 국군체육부대 소속 아이스하키 대표선수 세 명이 숙소를 무단이탈했다가 복귀하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직접 차량을 운전해 마사지업소에 갔다 돌아가는 길에 민간 차량과 충돌했다. 체육부대 규정에 따르면 소속 선수는 휴가 기간이 아닌 한 직접 운전할 수 없고, 마사지업소도 야간에는 출입할 수 없다. 김 병장 등은 한 달이 넘도록 사실을 숨겼다. 아이스하키 대표 팀(총 20명)은 경기도 일산에 있는 호텔을 숙소로 사용하며 고양, 목동, 태릉 링크를 오가며 훈련해왔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가 지난 6일 소속 선수 열여섯 명을 원대 복귀시키면서 사실상 훈련이 중단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자격을 얻기 위해 전력을 끌어올려야 할 대표팀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대표팀은 지난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2부리그 대회에서 5전 전패해 3부리그로 강등됐고, 세계랭킹은 23위에 불과하다. 르네 파젤 IIHF 회장이 개최국 자동 출전을 고려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내건 순위는 18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달 23일 한국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무대를 누빈 백지선(47ㆍ미국명 짐 팩) 감독을 기용해 반등을 꾀했다. 그러나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선수들을 새로 뽑아야 할 판이다. 체육부대는 선수 관리 소홀을 들어 소속 선수 차출에 부정적이다. 부대 내 아이스하키부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다.체육부대는 선수 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부대원들이 일반병사들과 달리 외부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부대는 최근에도 핸드폰을 사용하다 적발된 복싱선수 A를 선수 도태(자격 박탈) 처리했다. 이번 세 선수에게는 선수 도태는 물론 영창, 휴가제한 등의 징계를 내릴 방침. 그러나 체육부대도 소속 선수 관리에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분명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스하키협회 역시 징계를 면키 어렵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부실복무와 안마시술소 출입 등으로 논란이 일자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했다. 아이스하키 뿐 아니라 체육부대 자체도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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