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어려운 선거' 강조하는 까닭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15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연일 '어려운 선거론' 설파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우선 재보선 이전 15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은 9곳을 차지했던 터라, 5곳에 불과한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표심을 뺏어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일각에서는 6·4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당내 공천 잡음을 일으킨 책임의 화살이 당 지도부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한길ㆍ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안 대표는 전날 취임 100여일을 맞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선 유난히 이번 선거가 '어려운 선거'임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7·30 재보선 전망에 대해 "냉정하게 보면 전체 15석 가운데 5곳만 우리가 갖고 있던 데라서 현상 유지만 해도 잘 하는 선거"라고 말했다.그는 또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은 엄살을 피워놓고 그보다 성적이 좋으면 스스로 면죄부를 주면서 국정 운영을 밀어붙인다"며 "반대로 야당은 굉장히 많이 이긴다고 기대치를 높인 다음 실제로 이겼는데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스스로 벌을 주는데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때보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아 5곳을 지키는 것도 벅차다"며 "어려움을 극복, 한 석이라도 더 뺏으려고 최선을 다겠다"고 강조했다.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 4곳을 제외하면 선거 승패 기준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은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하루 뒤에도 "이번 선거는 어렵다"면서 "아직도 당 지지율이 10%포인트 정도 차이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김 대표도 안 대표를 도왔다. 김 대표는 1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수원을(乙)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7·30 재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상당히 어려운 선거"라며 "15개 선거구 중 9곳이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차지했던 곳이고 우리 당이 이겼던 곳은 5곳 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김 대표는 "쉽지 않은 선거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그래야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변화를 거부하는 집권세력과 변화를 요구하는 새정치민주연합과의 대결"이라며 "집권세력은 6·4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당 대표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당 일각에선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여당처럼 엄살을 피운 것이다. 지나친 엄살은 일선의 사기 문제"라며 "전투 중 장수는 말을 달리게 해야 한다. 안 대표도 우리도 전승을 위해 뛸 때"라는 글을 올렸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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