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에 경제 수장들 발로 뛴 30시간

이재용 비밀티타임·이부진 호텔 응대구본무 분재 선물·MK도 관시 과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은별 기자, 김승미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시 주석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 간 '관시(關係)'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관시 없이는 중국에서 어떤 사업도 진행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은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국가다.이런 중국의 풍토로 볼 때 이번 시 주석 방한 기간 중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그동안 쌓아온 관시가 돋보였다는 후문이다.그룹 총수 가운데 시 주석과 가장 돋보인 관시를 과시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이 부회장은 시 주석이 도착한 다음 날인 지난 4일 오전부터 시 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이 부회장은 10시20분터 11시5분까지 진행된 시 주석의 서울대학교 연설에 참석했다. 재계 오너로서 초청자는 이 부회장이 유일했다. 강연 직전 비공개 티타임 역시 이 부회장이 함께했다. 티타임은 시 주석과 오랜 인연을 맺은 극소수 인사들만 초청됐다.이 부회장은 서울대에서의 미팅이 끝나자마자 신라호텔로 향해 경제통상협력포럼 행사장을 꼼꼼히 챙기는 세밀함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이후 오후 3시55분부터 40여분간 진행된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도 참석, 시 주석의 연설을 경청했다. 특히 오후 5시10분부터 시작된 삼성전자 전시관 관람에는 호스트 자격으로 시 주석을 20여분간 안내했다.삼성은 이날 '삼성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중국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삼성의 중국몽(中國夢)'을 주제로 세계 최대 105인치 커브드 초고화질(UHD) TV, 프리미엄 스마트폰, 착용가능한(웨어러블) 디바이스, V낸드 등을 전시했고 이 부회장은 일일이 각 제품을 상세히 소개했다.시 주석은 한국에 체류한 30시간 중 이 부회장이 함께한 시간은 청와대 만찬까지 포함해 4시간 이상으로 추정된다.이 부회장과 시 주석과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부주석이던 시 주석과 면담한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보아오포럼에서 또다시 만나 이틀 연속 자리를 함께한 바 있다.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시 주석 내외가 1박2일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호텔리어'를 자처했다.이 사장은 시 주석 내외가 호텔을 떠날 때 직접 나와 배웅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시 주석에게 "호텔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불편한 사안은 없었는지 꼼꼼히 챙겼다.시 주석도 영빈관 앞에 준비된 관용차량으로 이동한 후, 이 사장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이 사장과의 깊은 관시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구본무 LG그룹 회장 또한 민간 및 경제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0년 전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구 회장은 신라호텔 내 별도의 LG전시관을 마련, '중국몽을 함께 실현하는 LG'라는 주제로 시 주석을 안내했다.구 회장은 중국이 7대 전략 신흥사업으로 '신에너지, 신에너지 자동차,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신흥정보산업, 바이오, 신소재, 첨단장비 제조업' 등을 육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 직접 전시 제품들을 세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시 주석은 특히 LG화학이 개발, 생산 중인 친환경 자동차의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 등 중국 북동부 지역이 환경오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 주석이 친환경 자동차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구 회장은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이번 시 주석 방한에 맞춰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난징시와 체결한 것이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규모로 중국공장을 성장시킬 계획이다.구 회장은 시 주석 방한을 기념하기 위해 직접 가꿔 왔던 수령 91년의 해송 분재를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해송 분재에는 소나무의 변함없는 푸름과 같이 중국과 LG가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길 희망하고, 소나무가 번성과 장생을 상징하듯 시 주석의 건승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이번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중국과의 돈독한 관시를 과시했다.현대차그룹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옌청에 각각 105만대와 74만대를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운영, 중국 현지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국내 대표그룹 중 하나다.현대차그룹은 특히 충칭 현지에 연산 30만대 완성차 공장을 계획하고 있는 등 중국 서부대개발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중국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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