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뜯어보니…위안화 시장·비자 면제 등 '파격 변화'

FTA 타결땐 제조업 수출 확대…농산물 개방은 우려서해 조업질서 유지·새만금 경협단지 조성도 속도낼 듯[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정상회담에서 경제분야와 관련한 여러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향후 양국 관계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연내 체결키로 함에 따라 산업지형 변화가 불가피하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양국 무역결제 시스템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중국 방문 시 필요한 비자를 단계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중국 여행·출장이 더욱 간편해지게 된다.

◆FTA 연내타결…제조업 수출 확대 전망=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의 연내 타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높은 수준'이라는 표현에는 양국의 초민감 품목인 농산물과 자동차·철강 등에서 시장 개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담겼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는 관세철폐 수준이 품목기준 90%이지만 앞으로의 협상에서 이 범위가 95% 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당장 협상은 다음 주부터 대구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가장 우려할 부분은 농산물 시장 개방이다.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되면서 농민들의 강한 저항도 예상된다. 정부는 FTA 협상과정에서 최소한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동시에 우리 농업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농업분야에서 희소식도 있다. 그간 막혀 있었던 김치의 중국 수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은 우리 김치를 '절인 채소류'로 분류하는데 김치라는 분류 기준을 새로 만드는 작업을 중국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14억명의 인구가 있는 중국 시장에 우리 김치를 수출할 길이 생겼다"고 전했다.◆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우리나라에 설치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 가운데 하나다. 양국 정상은 한국이 단박에 '위안화 허브'로 갈 수 있는 쟁점들을 대부분 해소했다. 국내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치와 약 13조원(80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자격부여,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 위안화 채권 발행 장려 등이 그것이다. 시장 개설과 동시에 투자를 유인해 위안화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까지 해결했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우리나라는 대중 수출 등에서 거래 비용을 3~5% 절감하고, 외환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앞으로 중국 내에도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여는 것은 숙제로 남아있다. 중국 내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은 그동안 금지해왔던 역외 원화거래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환투기 세력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또 위안화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을 만드는 작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비자 단계적 면제·서해 조업 협조= 양국 정상은 서해 조업질서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약속했고,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 단지를 협의하는 것도 공동성명 부속서에 담았다. 또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발전에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체결한 '양국 수출입은행 간 상호리스크참여약정(RRPA)'을 토대로 대우조선해양의 에코십 건조·수출 계약건에 대해 양국 수출입은행이 공동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계약도 맺었다. 양국이 단계적으로 비자 면제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앞으로 우리 경제에 간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계기로 사증면제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15년과 2016년을 각각 중국과 한국 관광의 해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2년 뒤 2016년에는 인적교류가 연간 1000만명인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고, 우리 국민들의 중국 관광도 한결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자국 내 상대 국민을 체포·구금했을 경우 4일 내에 상대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영사협정도 체결했다.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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