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다시보기]20-② '국회의 보물창고' 국회기록보존소엔 뭐가 있나

66년 역사…민주당 청색 黨旗·30년 전 선거 포스터도

국회기록보존소 서고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통합된 이후 볼 수 없는 민주당의 파란색 당기(黨旗),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그리고 지난해 별세한 김영배 전 국회부의장이 30년 전 내걸었던 선거용 포스터까지. 부침과 역동의 66년 국회 역사가 조용히 숨쉬고 있는 곳이 있다. 파란만장한 시간의 자취들이 깃든 곳은 2000년에 설립된 '국회기록보존소'다. 이곳에는 대한민국 국회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자료가 고스란히 모여 있다. 입법부의 국가기록원인 셈이다.'국회의 보물 창고'라 할 수 있는 국회기록보존소의 서고는 국회 의정관 지하 1, 2층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는 제헌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수집된 회의록(3181권)과 법률·예산안 등 각종 의안문서(5990권)부터 각종 보고서·간행물(3526권), 인사기록카드, 국회 건물 도면에 국회 행사 포스터와 초청장까지 국회 관련 모든 자료가 망라돼 있다. 지금까지 확보된 기록물은 약 10만점에 달한다.대부분 종이로 된 문서인데다 영구 보존해야 할 기록들이 많아 산성화를 방지하는 탈산처리를 하고 항온항습기도 설치해뒀다. 국회의원 배지나 직인처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들(행정박물)도 850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근래에는 얼마 전 퇴임한 이병석 전 부의장의 명패가 이관됐다.국회 내에서 생산된 모든 공공 기록물은 할 일을 마치면 국회기록보존소로 들어오지만, 국회의원과 정당이 지닌 사적 기록물의 이관은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다. 정당으로선 새정치민주연합이 처음으로 지난해 민주당 당기와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정사진 등 22점의 기록물을 이관했다. 2010년 고 김영배 전 부의장 측으로부터 기록물 기증 의뢰가 들어와 직원들이 그의 자택으로 달려가 1980년대 김 전 부의장이 쓴 서예 작품 등 27점을 일일이 포장해 옮겼다. 지난해 김 전 부의장이 별세하면서 자칫 소실되거나 개인의 소장품이 될 수 있었던 역사적 기록물들이 국회로 이관된 것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국회기록보존소로 직접 연락을 해 의정 활동이 담긴 자료와 노트, 책 등을 위탁했다고 한다.국회기록보존소는 2012년부터 역대 국회의장·부의장들의 구술 영상을 찍고 있다. 1명당 6시간씩 이들의 학창시절부터 국정 활동을 하면서 겪은 일들, 퇴임 후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재 국회도서관 홈페이지에 8명의 영상이 공개됐다. 대표적인 친 김영삼 계로 분류되는 김수한 전 의장이 젊은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 10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박관용 의장의 소회 등을 들을 수 있다.국회기록보존소가 보유한 자료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일반인들도 열람할 수 있다. 열람 건수는 2011년 71건, 2012년 86건, 2013년 119건 등 해마다 늘고 있으며, 정보공개 여부는 기록을 만든 당사자나 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금은 기록물 검색·분류 체계가 완성되지 않아 때론 직원들이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향후에는 이를 보완하고, 국회도서관·헌정기념관과 협력해 자료들이 통합 검색되는 '디지털 라키비움(도서관+기록+박물관)' 형태로 이용자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우학명 기록정보서비스 과장은 "국회 기록물들은 우리 정치사의 이면을 보여주는 사료적 증거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의원 개인과 정당 등이 보유한 국정전반에 대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회기록보존소로 이관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길이 후손에 남을 국회 사초(史草)에 거성(巨星)으로 기억될지 오명(汚名)으로 남을지는 국회의원의 몫이다.[관련기사]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획취재팀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기획취재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기획취재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기획취재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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