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사회 결의…오는 15일 임시주총서 확정할 방침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두산그룹이 계열 증권사인 비엔지증권을 자진 청산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진 청산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 계열 증권사가 스스로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엔지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금융투자업을 반납하고 영업폐지하는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엔지증권은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비엔지증권이 영업폐지를 신청하면 한 달여에 걸쳐 고객 계좌 이전 등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사항들을 검토한 뒤 영업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난립된 증권업계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영업폐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비엔지증권을 청산하기로 한 이유는 매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금지에 따라 2012년 말까지 비엔지증권을 팔아야 했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6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갑을상사에 비엔지증권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으나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고, 최근에는 금융 정보기술(IT) 업체인 에이스탁이 비엔지증권 인수에 나섰으나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악화된 데다 비엔지증권의 재무여건도 좋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두산그룹이 청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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