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靑 눈치 보지 말고 죽은 市場 눈치부터 봐라'

2기 경제팀에 바란다…3)지지부진 경제, 슈퍼리더십이 필요하다 아직도 못 뽑은 가시 많아 이대로 가면 경제 16강도 탈락제2 한강의 기적 이루려면 기업가정신 살려내야

규제개혁 건의 주요내용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산업계가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다. 실제 올 하반기 국내 주력산업의 경기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산업은 부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자, 자동차, 조선, 건설산업은 기대요인과 위협요인이 상존하면서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계는 최경환 경제팀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명실상부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경제 성장 위한 강한 리더십 기대 재계는 1기 경제팀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는 했으나 서민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또 임대차 선진화 방안의 수정에서 보듯 매사에 지나치게 신중해 적극적인 정책실행력이 부족했고 소통, 리더십도 아쉬웠다고 진단했다. 특히 '부처 간 칸막이'는 여전히 상존하는 모습이다. 최근 싼타페DM(현대자동차)과 코란도스포츠(쌍용자동차)의 공인연비에 대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정반대의 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또 산업계 최대 현안인 저탄소차 협력금제 문제에 대해서도 부처 간 의견이 다르다. 환경부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도입하자는 입장인 반면 기획재정부와 산업부는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시행 시기를 미루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양측의 이견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15개월 동안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눈치만 볼 뿐 시장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지 못해 정책 혼란이 발생했고 부처간 조율도 제대로 안 됐다는 지적이다.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의 횡보세를 축구에 빗대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빨간불도, 파란불도 아닌 노란불"이라며 "이대로 가면 경제도 16강 탈락"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근 10년간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한국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때도 단 2번뿐이고 현재 GDP 규모로 세계 15위인 순위도 16위인 인도네시아에 뒤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규제 개혁·경제 혁신 계속 돼야 한다전경련은 최근 24년간 규제로 묶인 명산, 특히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등 산행관광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산지의 77%는 개발제한으로 묶여 있으며 산악관광이 활성화되면 여성, 노약자, 외국관광객 등 수요가 대폭 늘어나 지역경제뿐 아니라 연관 제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이처럼 새 경제팀이 주력했으면 하는 정책 사안으로 재계는 규제개혁 및 경제혁신을 꼽았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도 지난달 정례 모임에서 "우리 경제의 체질강화와 경기회복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 대책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A기업 관계자는 "1기 경제팀도 경기부양 노력을 했지만 효과 면에서는 언제쯤 나타날까 싶을 정도로 희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2기 경제팀은 좀 더 강력한 정책을 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창업과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개혁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1기 경제팀이 시동을 건 규제개혁 정책의 기조를 발전적으로 이어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B기업 관계자는 "2기 경제팀이 서비스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창출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중단 없는 규제개혁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대 시장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우리 기업들을 위한 경제영토를 확장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기업가 정신 되살리자 기업인 스스로 기업가 정신과 혁신본능을 되살려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피터 드러커는 한강의 기적을 목도하고 기업가 정신의 최고 실천국은 의심할 바 없이 한국이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격찬했던 한국경제의 모습을 요즘은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GEDI)' 순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주요 20개국(G20)에 가입된 선진 40개국 가운데 27위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이 같은 상황을 보여준다.박근혜정부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을 재점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창조경제의 실현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성공은 기업가정신에 달렸다"며 기업인들의 투자와 도전을 역설했다. 지금은 성장해야 할 때로 한국식 성장신화를 다시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다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선 기업 경영활동을 북돋을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요구된다. 급증하는 해외 직접투자에 비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금액은 15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도 한국이 기업 활동 지원이 미흡함을 보여준다. 실제 세계 투자 시장의 3대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의 총 해외투자에서 한국 비중은 1.1%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중국 투자는 중국이 한국에 투자하는 규모에 비해 9배나 더 많다.재계 관계자는 "창조경제, 규제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4대 핵심 경제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문제 등의 노사관련 이슈와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 협력금 등의 환경 관련 규제들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정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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