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6자회담 재개 여건은 북한이 만들어야'

6자회담 참여 5개국 연쇄 접촉...대화는 '시기' 아닌 '여건' 문제 인식공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물밑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정부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한국과 중국,러시아를 돌며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과 관련해 의견을 조율했다.황 본부장은 16일부터 사흘간 러시아를 방문했다. 황 본부장은 앞서 지난 2일에는 미국을, 그리고 10일에는 중국을 각각 방문했다.황 본부장은 러시아의 마그굴로프 외교부 차관 등을 만나 북핵문제와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과 대응방안,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 러시아와 북한 간 관계 등 한반도 정세 전반에 걸쳐 폭넓은 협의를 가졌다.미국에서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양측 입장을 논의했다.10일 중국을 방문해서는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동해 북한 비핵화 방안과 6자회담 재개방안을 모색했다. 황 본부장은 4월9일에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회동해 한미일 6자 수석회담과 양자회담을 각각 가졌다. 이같은 연쇄접촉을 통해 6자회담 참여 5개국은 한 핵 활동과 관련,"북한이 핵실험이나 도발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저지를 위해 한미 공조, 한·중, 한러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더욱이 5자는 대화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 의미 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공감대를 재확인하고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는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여건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그동안의 연쇄접촉으로 북한이 보인 도발, 그와 관련된 의무위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위반 등을 감안할 때 아무런 조치 없이 6자회담 테이블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는 중국과 러시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당국자는 "의미 있는 대화를 해야지 시간벌기를 위한 대화나 북한의 핵보유를 선전하는 장이 되는 대화는 안 된다"면서 "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차단과 북한 핵능력 고도화 차단하기 위해선 일정 조건 충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그 조건은 북한이 만들어야 하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이 당국자는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이 최소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대화가 안 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입장에서 대단히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의 방한으로 6자회담 재개가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정부 당국자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이 당국자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중요한 행사지만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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