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역그립' 퍼팅을 한다.
골프에서 '퍼트는 돈(Drive for show, putt for dough(money))'이라고 한다. 이달 초까지 59주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박인비는 '마법의 퍼팅' 덕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지난해 무려 6승을, 최근 매뉴라이프 파이낸셜클래식우승으로 통산 10승을 수확하며 엄청난 돈을 벌었다. 미국 언론들은 '여왕벌의 귀환'이라는 극찬과 함께 박인비의 우승 비결로 '역그립 퍼팅'을 꼽았다.영어로 '크로스 핸드그립(cross handed-grip)'이다. 퍼터를 잡을 때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에 위치한다(A putting grip that putts the left hand below the right). '양손을 교차한다'는 의미다. 퍼팅 시에는 역시 오른손 대신 교차된 왼손이 주축이 된다. 이와 유사한 표현의 일상용어로 '양반다리(cross-legged)'가 있다. 전통 퍼팅그립보다 손놀림이 서투르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캑-핸드 그립(cack-handed grip)'이라고도 한다. 외국인이 "당신은 퍼팅할 때 어떤 그립을 하느냐(How do you usually grip your putter?)"고 질문하면 "I use the cross- handed grip(역그립을 한다)"이라고 대답하면 된다. 역그립은 손목 사용을 억제해 주기 때문에 짧은 퍼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임팩트 순간 손목을 움직이지 않고 양팔과 어깨로 시계추처럼 왼손등으로부터 퍼터 헤드를 표적을 향해 밀어낼 수 있다. 안정적인 퍼팅을 구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박인비 이외에도 박세리와 신지애,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 짐 퓨릭 등 역그립을 잡는 선수들이 많다. 퍼팅그립의 종류는 물론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타이거 우즈의 전통그립(traditional grip), 전통그립에 왼손의 둘째손가락을 엄지까지 내려 잡는 잭 존슨의 '핸즈 백 그립(hands back grip)', 두 손을 분리시켜 잡는 '스플릿 핸드 그립(split-handed grip)' 등이다. 또 박도규처럼 한 손으로 그립을 잡고, 다른 한 손은 아래에서 받쳐주는 일명 '집게발 그립(the claw grip)', 집게 그립과 유사하지만 오른손을 덮는 크리스 디마르코의 '사이코 그립(the psycho grip)', 비제이 싱이 하는 벨리 퍼터의 '양손바닥 마주보기 그립(palms facing grip)' 등도 주목받고 있다. 롱퍼터에서 보통 오른손 그립은 연필 잡는 것과 유사하다고 해 '연필 그립(the pencil grip)'이라고 한다.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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