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젠킨스가 60년간 취재한 '에피소드'

최고의 클러치 퍼팅은 스튜어트, 최악은 최종일 '양파' 친 진지충, 미켈슨의 '악연'까지

페인스튜어트가 1999년 US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4.5m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할 당시 취한 포즈다. 올해의 개최지이기도 한 파인허스트골프장은 기념동상을 세워 스튜어트를 추모하고 있다. 파인허스트(美 노스캘로라이나주)=Getty images/멀티비츠 <br />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199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 코스(파70ㆍ7562야드)에서 열린 US오픈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지금은 고인이 된 페인 스튜어트는 4.5m 파 세이브 퍼팅을 기어코 집어넣어 1타 차 우승(1언더파 279타)을 완성했다. 당시 2위가 바로 필 미켈슨이다. 이때부터 시작해 2002년과 2004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무려 여섯 차례나 2위에 오르는 등 아직도 '2위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댄 젠킨스(85)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에디터가 무려 60년 동안 현장에서 취재한 US오픈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최고의 클러치 퍼팅'= 스튜어트의 퍼팅과 함께 벤 호건이 1951년 대회 최종일 오클랜드힐스 18번홀에서 2타 차 우승을 확정한 5.4m 퍼팅, 래리 넬슨이 1983년 악천후 때문에 월요일에 속개된 대회 최종일 16번홀에서 성공한 18m 퍼팅이 순위에 올랐다. 넬슨은 이 퍼트로 톰 왓슨을 극적으로 제압했다. 헤일 어윈이 1990년 대회 최종일 메디나골프장 18번홀에서 성공시킨 13.5m 퍼팅 역시 마이크 도널드와의 연장전을 성사시킨 동력이 됐다.▲ "US오픈과의 악연'= 잭 니클라우스는 메이저 18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지만 준우승의 설움도 19차례나 겪었다. 이 가운데 US오픈이 가장 많다. 우승 4회, 준우승도 4회나 된다. 미켈슨이 더하다. 우승 없이 준우승만 6차례, 아직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다. 아널드 파머는 US오픈에서 가까스로 1승을 수확했지만 연장전을 세 차례나 치러 모두 패한 아픔이 있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지만 유독 US오픈만 정복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기록(82승)을 작성한 '골프전설' 샘 스니드가 대표적이다. 타이거 우즈가 79승까지 근접했지만 허리수술로 코스를 떠나 현재 신기록 도전이 중단된 상태다. 세베 바예스테로스, 그렉 노먼, 닉 팔도, 벤 크렌쇼, 톰 와이스코프, 래니 왓킨스, 폴 런얀, 호튼 스미스, 해리 쿠퍼, 지미 데마렛 등도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마지막 날 양파를?"= 진지충(대만)은 1985년 대회 최종일 4타 차 선두를 질주하다가 오클랜드힐스 5번홀(파4)에서 순식간에 4타를 까먹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깊은 러프에 빠지면서 불운이 시작됐다. 세 번째 샷이 러프를 빠져나가지 못했고 네 번째 샷은 공을 두 번 건드리는, 이른바 '투 터치'로 1벌타까지 추가됐다. 결국 '양파'를 기록해 1타 차로 앤디 노스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 "최악의 좌절"= 샘 스니드는 1939년 대회 최종일 필라델피아골프장 스프링밀코스 18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파만 건져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스니드는 "파로 우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홀에서) 7번 아이언 샷을 세 번 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금처럼 경기 도중 순위를 확인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아널드 파머는 1966년 9개 홀을 남겨두고 7타 차로 앞서다가 빌리 캐스퍼에게 우승을 내주기도 했다. ▲ "최고의 개최지"= 호건(1953년)과 니클라우스(1962년), 토미 아머(1927년), 조니 밀러(1973년), 어니 엘스(1994년), 앙헬 카브레라(2007년) 등 당대 최고의 스타를 배출한 오크몬트골프장이다. 가 있다. 이 코스에서는 사실 다른 대회에서도 명인들을 탄생시켰다. 보비 존스(1925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와 진 사라젠(1922년 PGA챔피언십), 스니드(1951년 PGA챔피언십) 등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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