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10일 확장억제대화...한·중 북핵대화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동북아에서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한국과 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미국과 일본은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일본은 북한과 납북자 전면 재조사에 합의하면서 한미일 대북 공조체제를 무너뜨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본에 강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韓·中 북핵문제 협의=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중 간 북핵문제 협의하기 위해 이틀의 일정으로 10일 중국을 방문했다.황 본부장은 10일 오후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황 본부장은 특히 조만간 있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앞서 양국 간 북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중정상회담에서 발표할 대북 메시지를 조율할 것으로도 알려졌다.앞서 황 본부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양측 입장을 조율했다.한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화재개는 어렵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당시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대화가 되기 위해선 북한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고 헌법에 명기하고 있는 상대와 대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그러나 한국 정부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만남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의견을 조율하면 새로운 창구가 열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먼저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주장을 펴왔고 한국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황 본부장이 어떤 선에서 의견을 조율해 낼지가 중대한 관심사다.더욱이 중국은 북핵 불용 원칙을 고수하며 대북 강경책을 펴왔는데 최근 북한이 일본이라는 통로를 선택함으로써 강경책의 정당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美·日 찰떡궁합...확장억제대화 개시=미국과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양국이 10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확장억제대화(EDD)를 갖고,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미국 국무부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EDD는 뉴멕시코주 알부커크(Albuquerque)에서 열리는 데 이 대화에서 양국은 전략·재래식 무기능력에 대한 논의를 통해 미국의 대일 안보공약을 강화하고 장단기 지역안정 증진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일본측 참석자들은 핵무기 관련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샌디아 국립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를 방문할 계획이다.미국과 일본은 지난 2010년부터 양국간 안보관련 회의를 정기로 열고 있다.미국이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인정하려는 것도 양국 안보협력의 현 주소를 말해준다.◆日·北 접촉에 한국 정부 경고=일본은 최근 북한의 납북자 전면재조사에 대해 송금 및 휴대금액 상한 상향 등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일본 정부는 또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납북이 의심되는 특정 실종자 명단을 북한에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또 북한이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외무성과 경찰청 직원으로 구성된 검증 요원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특히 일본은 북한의 납북자 재조사 결과에 따라 아베 신조 총리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일 공조와 한중 협력을 통해 북한을 견제하는 외교정책을 펴온 한국 정부는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9일 외교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주최한 국제토론회에 참석해 한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에 중대한 위협인 만큼 개별 국가들이 북한과의 양자 협상거리로 삼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윤 장관은 특히 자국 정치만을 위해 북한과 평화협상에 나서고자 하는 나라는 대신 더 중요한 것들을 잃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장관의 발언은 일본이 북한과 일본인 납치자 재조사와 단독 대북 제재 완화를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됐다.그렇지만 일본은 귀담아 들을 태세가 전혀 아니다.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은 과거부터 독자 외교노선을 추구해온 나라"라면서 "그동안 이 점을 너무 간과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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