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힘? 6개 은행 ATM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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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이런 광경 본 적 있으신가요?"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지하 1층의 모습이다. 이 곳에는 각기 다른 6개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ATM) 기기가 한 은행의 ATM처럼 나란히 붙어 있다.상호가 같은 한 은행의 ATM 기기가 여러 대 붙어 있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이처럼 다른 은행의 ATM 기기가 한 곳에 줄지어 있는 경우는 찾아 보기 드물다. 이 곳에 서비스되는 은행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 IBK기업, NH농협, KB국민, SC제일은행 등 6개다.금감원 직원들은 이 ATM 기기를 통해 언제라도 현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건물 내부에 입점 은행이 없어도 현금을 인출하는데 고민이 없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대부분 현금 인출을 하려면 가까운 은행의 ATM 기기를 찾거나, 급하면 타행 수수료를 지불했다"면서 "이곳에에서는 대부분 은행의 ATM기기가 있어 수수료없이 현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ATM은 한 해 순수 운영비만 10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기계값, 설치비 등까지 포함하면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도 들어간다. 따라서 ATM은 주로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설치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용자가 많아야 그 수수료로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곳 ATM을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여러 시중은행들의 ATM이 설치돼 있는 것에 대해 금감원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 곳에서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최근엔 은행들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어 ATM을 많이 폐쇄한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예외인 것 같다"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금감원이 '슈퍼 갑'이니 은행들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서비스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곳 상주 인원이 1000명이 넘다보니 은행에서 본원에 입점하기를 원하는 듯 하다"면서 "앞으로도 은행에서 설치하고자 한다면 막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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