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1995년 프로야구팀 두산베어스(옛 OB베어스)가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사진)에게 '후원해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당시 휠라는 국내에서 스포츠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반면 두산베어스는 시즌 성적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상황이었다. 윤 회장은 스포츠 구단이나 선수 후원을 직접 결정해온 터라 그동안의 두산베어스 경기를 살펴봤다. 전년도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감독이 서로 희생하고 단결하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봤고, 후원을 결정했다. 휠라의 브랜드 정체성과 두산베어스의 이미지도 잘 맞았다. 실제로 휠라 대표 색상(화이트ㆍ네이비ㆍ레드)과 두산베어스 구단 색상이 같은 톤이다. 윤 회장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좋은 제품과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지시했다. 선수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므로, 후원관계에서 이 부분을 잘 맞춰주는 것이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꼽는다. 후원 첫해 1995년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두산베어스는 한국 프로야구 인기 대표팀으로 자리매김한 이후에도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업체에 눈 돌리는 대신 휠라와의 의리를 지켰다. 휠라와 두산베어스의 20년 파트너십이 주목받고 있다. 휠라와 두산베어스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20돌을 맞았다. 휠라는 1995년부터 야구화, 장갑 등 스포츠용품과 의류를 두산베어스 선수와 코치진에서 특별 제작ㆍ지원해왔다. 기업과 프로 스포츠팀이 20년간 후원관계를 지속한 것은 국내 최장 기간이다. 스포츠 후원은 장기계약이 아닌 매년 계약을 경신한다. 지금까지 20번의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이는 돈독한 신뢰와 상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양 사는 성적이나 결과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도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간다는 측면에서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최근 업계마다 스포츠마케팅 붐이 일면서 계약조건이나 후원규모 등에 따라 파트터를 바꾸지만 양 사는 당초 맺은 계약에 근거한 기본에 충실했다. 이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윤 회장은 과거 휠라 글로벌 사업권이나 아쿠쉬네트 컴퍼니 인수 등을 이뤄낸 비결에 항상 '신뢰의 힘'을 강조해왔다. 인수 경쟁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낮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건 오랜 시간 실무와 경험을 통해 쌓아온 사람과 기업 간의 신뢰 덕분이라는 것이다. 윤 회장의 안목과 야구에 대한 관심도 한몫을 했다. 실제 윤 회장은 글로벌 인수로 해외에서 일 년의 절반 이상을 보내게 된 요즘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막전이나 한국시리즈 등 중요한 경기에는 두산 경기장을 직접 방문하곤 했다. 손연재 리듬체조 선수와의 후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인 앳된 선수의 가능성만을 보고 휠라는 후원을 결정했다. 윤 회장은 다음 달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롯데 경기 전에서 후원 20주년을 기념해 20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선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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